▲ 대전고 김성용(가운데)이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목동, 한희재 기자
▲ 결승포를 치고 기뻐하는 김성용 ⓒ 목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솔직히 멘탈이 나갔었어요."

대전고 주장이자 포수 김성용(18)은 하루 사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첫 타석에서 삼중살타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는데, 7회 마지막 타석에서 결승포 터트리며 대전고를 2012년 청룡기 이후 8년 만에 전국대회 4강으로 이끌었다. 

김성용은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마산고와 8강전에서 4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첫 타석은 악몽이었다. 대전고는 0-0으로 맞선 1회말 볼넷 2개와 안타를 묶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선취점을 뽑아 달아날 수 있는 좋은 기회에서 김성용은 생애 첫 삼중살타를 기록했다. 김성용의 타구는 3루 선상을 뚫을 듯 빠르게 날아갔고, 마산고 3루수 최현욱이 어려운 바운드를 잘 잡아 3루를 밟은 뒤 2루와 1루를 거치는 삼중살로 연결했다. 김성용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어떻게든 살아나가 보려 했으나 공보다 빠르진 못했다. 

김성용은 삼중살 당시를 되돌아보며 "솔직히 멘탈이 나가서 수비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운 좋게 두 번째 타석부터는 잘 맞기 시작했다. 주장이니까 팀부터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다. 삼중살은 야구 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초구 직구를 노려서 쳤는데 잘 맞았다고 생각한 게 잡혔다"고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 대전고 김성용은 결승 홈런 공을 챙겼다. ⓒ 목동, 김민경 기자
좌절하지 않고 다음을 생각했다. 김성용은 4회말 2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시동을 걸었고, 2-3으로 뒤진 5회말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3 균형을 맞췄다. 4-4로 맞선 7회말 2사 2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트리며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김성용은 "어떻게든 이겨야 하니까 하나씩 풀어가자는 생각이었다. 코치님께서 타이밍을 앞에 두라고 조언해 주신 게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김성용은 외야수로 뛰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LG 트윈스 유강남을 롤모델로 삼고 하루하루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성용은 "유강남 선수는 홈런도 많이 치고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해서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고는 오는 20일 고교 최고 좌완으로 꼽히는 김진욱(18)이 있는 강릉고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SPOTV로 생중계된다.

김성용은 "우리 팀은 투수들이 좋고, 잘 뭉치는 게 강점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르고 올라왔으니까 재미있게 또 자신감 있게 뭉쳐서 준결승전을 치르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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