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노수광(왼쪽)과 이태양 ⓒ한화이글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8일 현재 SK는 12승26패(.316)로 리그 9위다. 그보다 더 못한 팀이 한화로 9승30패(.231), 리그 최하위다. SK는 10연패, 한화는 18연패라는 끔찍한 시기를 겪었다.

정상적인 야구 리그의 순위표는 모든 팀들이 0.333에서 0.666 사이에 있는 게 일반적이다. 3연전을 하면 한 번은 이긴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성적은 유독 9·10위의 저조한 승률이 눈에 들어온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확립된 뒤 9위와 10위가 모두 승률 0.350 이하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하위로 처지는 팀이 이례적으로 낮은 승률을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9·10위가 한꺼번에 이러기는 힘든 탓이다.

그런 두 팀이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분위기 반등에 나섰다. SK와 한화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외야수 노수광(30)과 우완 이태양(30)의 맞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비교적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움직인 트레이드 사례로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는 19일 나란히 팀 데뷔전을 가지며 즉시 전력에 편성됐다.

두 팀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트레이드였다. 한화는 올 시즌 공격 생산력에서 리그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단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빠른 발과 3할을 칠 수 있는 콘택트 능력, 그리고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활용성을 가진 노수광은 한화에 적합한 선수였다. 작전수행 등에서도 보탬이 될 선수다.

반대로 SK는 투수가 필요했다. 최근 빡빡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서진용 김정빈 박민호 등 필승조의 부하가 심하게 걸린 SK다. 이들을 도와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세현 김택형의 컨디션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태양을 주목했다. 나이와 경력상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고, 멀티이닝도 소화할 수 있었다. 일단 올해가 지나면 내년에는 보직을 다시 고려할 수 있는 활용성도 가졌다.

새 소속팀에서의 시작은 괜찮았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노수광은 첫 날부터 3안타를 몰아쳤고, 이태양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우며 각각 성공적인 팀 데뷔전을 가졌다. 보낸 자원이 아쉬울 수는 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이제는 윈윈 트레이드를 꿈꾸는 것이 맞다. 서로 잘한다면 양팀 모두에 확실한 전력 보강 요소가 될 수 있으니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는 볼 수 없다.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그려야 한다. 베테랑 선수들의 노쇠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은 아직 경험과 기량에서 팀을 이끌고 가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노수광처럼 양자의 사이에서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민철 한화 단장도 “팀 상승효과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가 그 방법이라면 문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는 한화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아직 성적을 포기하지 않은 팀이다. 한때 주전 중견수인 노수광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했다는 것은, SK가 어떤 식으로든 당장 문제점을 보완해 천천히 승패 마진을 줄이겠다는 의지와 다름 아니다. 손차훈 SK 단장도 “선수단 전력 보강을 어느 방향으로든 해야 할 것 같아 이번 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제는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지만, 중앙 내야수 등 정말 필요하다면 다시 트레이드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

두 팀은 오프시즌 당시부터 트레이드 카드를 맞춘 사이였다. 물론 처음부터 노수광 이태양이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트레이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누비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한화와 SK가 서로 다른 팀 사정 탓에 절박하게 움직여 수면 위로 올라왔을 뿐 사실 나머지 구단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물밑에서 이뤄지는 논의들이 제법 있다는 후문으로 엎어진 논의도 적지 않다. 아직 트레이드 시장의 문은 닫히지 않은 만큼 추가 트레이드 불씨는 살아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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