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온앤오프' 정효민(왼쪽), 신찬양 PD. 제공|tvN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평양냉면처럼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기 시작했다. 요즘 떠오르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맛집 tvN '온앤오프'는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온앤오프'가 기회가 닿는다면 함께하고 싶은 유명인사도 있다. 

현재 방송중인 '온앤오프'는 MC 성시경 김민아 조세호 외에도 매주 새로운 게스트의 온과 오프를 공개 중이다. 안지영 심은우 솔라 김동완 윤아 최귀화 효정 현우까지 가수와 배우 등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의 온과 오프를 아낌없이 공개했다. 

볼빨간사춘기의 안지영의 하루는 공감을 샀고, 직접 문을 뜯어내 페인트칠하며 '오프'를 만끽하는 윤아의 일상은 반가웠다. 배우와 요가강사 생활을 함께 하는 중인 심은우의 일상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일어나자마자 철봉에 매달려 운동하는 현우의 모습은 정효민 PD 등 남자 제작진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 

정효민 PD는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좋은 사람이 아니면 힘들다. 연예인이란 직업은 특정 부분만 다뤄지기 마련이고, '진짜'까지 들어가긴 어렵다. 사전에 인터뷰를 해보고 그의 진짜 모습을 시청자에게 충분히 전달 가능한 인물과 같이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의 인지도나 지금 '핫한가' 보다는 시청자가 우리 방송을 보고 '보기 좋네', '저 사람과 내가 이런 공통점이 있었네' 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온앤오프' 작가진이 SNS와 기사, 지인 등을 수소문해 유명 인사들의 '오프'를 샅샅이 뒤지며 새로운 얼굴을 찾고 있단다.
▲ tvN '온앤오프' 정효민 PD. 제공|tvN

요즘 '온앤오프' 제작진이 원하는 출연자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누구보다 바쁜 2020년을 보내고 있는 그를 당장 초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언젠가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가 된다면 그의 온과 오프를 조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정효민 PD는 "지금은 섭외할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정 본부장의 오프를 담아보고 싶다. 연예인은 물론이고 비연예인까지 다른 장르의 유명인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천천히 출연자 폭을 넓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러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는 지독한 '콘셉트' 과몰입 스타가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온앤오프'는 이런 스타일은 사양한다. 신찬양 PD는 "그런 사람은 사전 인터뷰를 할 때 티가 난다. 촬영하고 편집하면서도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조심하려고 하고, '온앤오프'를 찾는 스타들은 그런 경우는 잘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우리가 '이렇게까지 다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출연자도 있다.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 하더라. 가령 유빈은 자다가 일어나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얼굴로 SNS 메시지를 보는 식"이라고 말했다. 

신 PD는 "예전에는 시청자들이 '왜 이렇게 꾸미지 않냐', '예쁘게 하지 않냐'고 하니까 출연자가 그럴 수 없었다.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유발하거나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것보다는 솔직한 모습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거기에 용기를 내서 연예인들도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연출된 자극적인 맛보다는 '슴슴한' 그 맛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 tvN '온앤오프' 신찬양 PD. 제공|tvN
솔직하게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데는 '온앤오프' 촬영 분위기도 한몫한다. 정 PD는 "버라이어티는 제작진만 50~80명씩 되기도 하는데, '온앤오프' 팀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가 없는 척을 해야하는 그 인위적인 것을 견디지 못해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부담스럽다는 연예인도 있다. 우리는 다큐멘터리와 관찰 예능이 결합되어있어 카메라가 없는 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제작진이 질문도 하고, 카메라 너머 사람에게 출연자가 답변하기도 하니까 편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더라"고 말했다. 

20일 방송에는 유빈과 경리가 등장한다. 걸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사뭇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어 두 사람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tvN '온앤오프' 신찬양 PD. 제공|tvN
신 PD는 "아이돌로서 유빈은 섹시하면서도 마냥 연예인일 것 같은데 일상은 다르더라. 털털하고 느릿느릿한 말투로 이야기하더라. 아침에 닭가슴살을 먹을 것 같은 이미진데, 정작 감자탕을 꺼내 먹더라"며 새내기 CEO가 된 유빈의 '오프'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섹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경리도 마찬가지다. 신 PD는 "경리는 가정교육을 잘 받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줬다. 깔끔하게 집을 꾸며놓고 야무지게 살더라. 나인뮤지스로 활동을 마치고 쉬면서 자기를 단단단히 하는 과정이라고 하던데, 오프 생활을 건강히 보내고 있더라. 12년 동안 다이어리를 써왔을 정도로 꼼꼼한 사람이기도 하다"며 섹시 이미지에 갇혀있었던 사람 '박경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tvN '온앤오프' 정효민 PD. 제공|tvN
'온앤오프'는 누군가를 겉핥기 이상으로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찬양 PD는 "'이 사람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라고 우리도 발견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조금 더 극대화시킨다. 스튜디오 촬영할 때 보여주면 본인도 몰랐던 모습에 놀라더라. 심은우도 자기에게 볼을 부풀리는 버릇을 몰랐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을 최대한 진솔하고 좋게 담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정효민 PD도 "슴슴한 맛이 중독되면 세다. 반드시 활기차고 웃음의 강도가 세다고 해서 시청자가 많이 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깊은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내는 것도 재밌게 본다. 그런 재미를 요즘 시청자가 잘 발견해주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담백하게 안방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온앤오프'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된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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