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포수 박세혁과 오른손 투수 박종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두산 오른손 투수 박종기는 1군 경기 기록이 많지 않은 '미지의 투수'다. 상대하는 타자들이 낯설게 느낀다는 점은 투수에게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두산은 그 강점을 잘 살렸다. 

박종기의 통산 1군 경력은 20일 LG전을 포함해도 단 5경기 뿐이다. 2013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5년 3경기에 나왔고, 2016년 시즌에 앞서 입대했다. 전역 후에는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올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첫 1군 등판은 '대체 선발'이었다. 지난14일 한화전에 선발로 나와 4⅔이닝을 던졌다. 결과는 3실점 패전이었지만 5년 만의 1군 등판에서 가능성은 확인했다. 

주 무기 커브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두산 자체 평가에서도 박종기의 커브는 회전 수, 무브먼트 모두 1군 수준으로 인정 받았다.    

20일 잠실 LG전에서는 14일 한화전 이상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바뀐 투구 패턴에 성공의 비밀이 있다. 한화전과 달리 포크볼을 전면에 꺼내면서 커브에 초점을 맞췄을 LG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한화전에서는 직구-커브 비중이 절대적이었는데 LG 상대로는 직구와 함께 포크볼을 늘렸다. 커브는 유리한 카운트를 만드는 용도로 썼다. 

박종기 구종 분석
6월 14일 한화전 직구 42구 / 커브 23구 / 포크볼 5구 / 기타 4구 (총 74구)
6월 20일 LG전 직구 44구 / 커브 19구 / 포크볼 14구 / 슬라이더 6구 (총 83구)

바뀐 투구 패턴 덕분에 땅볼 뜬공 할 것 없이 LG 타자들이 만든 대부분의 인플레이 타구는 야수들이 처리하기에 부담 없는 쉬운 타구가 됐다. 여기에 '볼질' 없는 과감한 투구가 더해지면서 박종기는 단 83구로 6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다. 

박종기는 "(박)세혁이 형이 더 잘 아니까 거의 리드에 따랐다. 포크볼은 한화전에서 직구-커브 비중이 너무 높다 보니 떨어지는 공이 있으면 좋겠다는 세혁이 형 말을 듣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두산 타자들은 2회 3득점으로 박종기에게 승리 요건을 안겼다. 박종기에 이어 이현승(⅓이닝) 박치국(⅔이닝) 함덕주(2이닝 2실점)가 남은 3이닝을 막았다. 야수들은 9회 대량 득점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이 8-2로 이겼다. 박종기는 데뷔 8년째 시즌에 첫 승리를 안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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