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우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요즘 LG 팬들은 이겨도 져도 화가 난다. 승패는 나중 일이다. 불펜 운영을 놓고 같은 경기를 보는 팬들과 현장의 견해차가 크다. 팬들은 혹사가 확실하다고 말하고, 현장은 혹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차명석 단장이 직접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차명석 단장은 SNS 인스타그램으로 꾸준히 구단 운영 방식을 비판한 한 팬을 지난 14일 잠실구장으로 초대했다. 이 팬이 계정을 삭제하고 자취를 감추면서 만남이 없던 일이 되자 차명석 단장은 구단 유튜브로 팬들의 궁금증, 비판에 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여기서 '혹사 논란'이 등장했다.

차명석 단장은 "촘촘한 일정 탓에 투수들이 힘들 거다. 고우석이 빠진 상태에서 송은범 진해수 정우영이 그 몫을 대신 해주고 있다. 이상규가 부진하지만 올라올 거라 믿는다. 고우석이 올 때까지는 집단 마무리 체제다. 그 선수들 체력 안배를 효과적으로 한다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투구 수나 등판 일정은 항상 현장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 LG 정우영. ⓒ 곽혜미 기자
혹사를 주장하는 팬들은 프로 2년차 젊은 투수 정우영이 지나치게 자주 많이 던진다고 본다. 정우영은 21일까지 LG의 41경기 가운데 18경기에 나왔다. 경기 수는 공동 22위로 '차상위권'에 속한다. 그런데 투구 이닝은 최상위권이다. 22⅓이닝에 등판했다. 구원 등판 이닝만 보면 키움 김태훈, kt 주권에 이어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 역시 정우영의 투구 이닝이다. 정우영은 한 번 나왔을 때 4개 이상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질 때가 많다. 18경기 가운데 10경기에서 1⅓이닝 이상 책임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불펜 에이스가 멀티 이닝을 막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한데, 정우영은 앤드루 밀러(세인트루이스)나 조시 헤이더(밀워키)와 달리 아직 21살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 브리핑에서 불펜 운영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정우영의 등판 간격에 대한 질문에 류중일 감독은 "필승조니까 이기는 상황에서 나오는 거다. 최일언 코치는 3연투를 거의 안 한다. 자주 나온다고 볼 수 있지만 혹사를 할 생각은 없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투구 수로 보면 투구 이닝에 비해 부담이 크지 않았을 거라고 추론할 수 있다. 정우영의 누적 투구 수는 304개, 이닝당 투구 수는 13.6개다. 이닝당 투구 수는 10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 가운데 최소 6위에 있다. 연투 또한 많지 않았다. 3일 연투 없이 이틀 연투만 3번 있었다.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등판한 경우는 대부분 몸을 다 푼 시점에서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다. 

▲ LG 류중일 감독. ⓒ 곽혜미 기자

류중일 감독은 앞으로도 정우영에게 큰 부담이 가는 일은 막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21일 두산전을 앞두고 다음 주부터 불펜 구성을 다르게 할 생각도 있다고 얘기했다. 이민호와 정찬헌, 김윤식 가운데 1~2명을 불펜으로 옮기는 방안, 육성 선수인 유영찬을 정식 선수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결국 부상 중인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재활조로 2020년을 시작한 이정용과 김지용이 건강하게 돌아올 때까지 버틸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 대목에서도 류중일 감독은 부상 중인 선수들을 무리하게 복귀시킬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선수단 운영 관리는 감독의 독단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트레이닝 파트를 포함한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감독에게 전달되고, 류중일 감독은 여기에 귀를 기울인다. 팬들의 의견과 방법론은 다를지언정 현장에서도 '혹사는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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