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진화하고 있는 강백호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롯데의 시프트는 과감하게 또 집요했다. 주말 3연전 내내 그랬다. 하지만 강백호(21·kt)는 끝내 답을 찾아냈다. 시프트가 처리할 수 없는 곳으로 공을 날려 보냈다. 당찬 스윙은 계속된 진화를 상징하고 있었다.

kt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이기고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일주일에 걸린 6경기 중 5경기를 잡아내며 반등의 동력을 만들었다. 중심에는 강백호가 있었다. 1회 선제 투런, 그리고 6회 솔로포를 터뜨리며 이날 팀이 만든 3점을 모두 책임졌다. 시즌 9·10호 홈런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고지도 밟았다.

롯데의 시프트는 선진적이었다. 강백호가 어쨌든 우측 타구가 많다는 데 주목했다. 좌측을 버렸다. 3루수 한동희가 1·2간에 섰다. 유격수 마차도의 수비 위치는 비교적 정상에 가까웠다. 그리고 좌익수도 선상 수비는 하지 않았다. 좌측을 완전히 비웠다. 상황에 따라 번트가 내야를 벗어나기만 해도 2루타가 가능한 구조였다. 

강백호 시프트는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도 일부 팀들이 이런 구조의 시프트를 시도했다. 강백호가 재치 있게 3루로 번트를 대고 유유히 1루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강백호는 풀스윙을 했다. 주말 3연전 내내 자신을 괴롭힌 시프트를 요령이 아닌 힘으로 뚫겠다는 각오였다. 그런 각오는 홈런 두 방을 만들었다. 롯데의 선진적인 시프트는 마지막 경기에서는 무용지물이 됐다. 

1회 노경은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6회에는 노경은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다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경기장의 절반을 완전히 쪼갠 홈런이었다. "시프트를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한 타구와 홈런"이라는 격언을 그대로 실천했다. 

그렇게 kt는 리드를 잡았고 마지막까지 추격한 롯데를 따돌리고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주말 3연전에서 9타수 3안타를 기록한 강백호는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를 1.147로 끌어올리고 힘을 냈다.

올 시즌 전체적인 타격 지표가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2018년 어찌됐건 출루율이 다소 낮다는 약점이 있었다. 지난해는 출루율이 높아졌지만 순장타율이 2018년에 비해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적어도 숫자에서 약점이 없다. 이제는 OPS에서 보듯 출루와 장타를 모두 조합한 완성형 타자로 나아가고 있다. 삼진과 볼넷 비율도 많이 좋아졌다. 삼진은 적고, 볼넷은 많아지는 추세다. 게다가 홈런 비율은 폭등했다.

데뷔 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현역 선수로는 세 번째다. 나성범(NC)과 구자욱(삼성)이라는, 성공한 타자들이 가지고 있는 훈장을 강백호도 가져왔다. 다만 나성범은 대졸 신인이었고 NC가 1군에 진입하기 전 1년을 2군서 뛰었다. 2012년 삼성의 지명을 받은 구자욱의 1군 데뷔는 군 문제를 해결한 뒤인 2015년이었다. 강백호는 고졸 신인으로 바로 리그에 합류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는 약간의 차이점은 있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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