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번리 팬들이 비행기로 내보인 현수막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번리의 주장 벤 미는 번리 'White Lives Matter Burnley(백인 생명도 소중하다, 번리)' 배너가 부끄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맨체스터시티와 번리는 23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를 치렀다. 홈 팀 맨시티가 번리를 5-0으로 크게 이겼다.

5골 차로 차이가 갈린 것 이상으로 다른 일 때문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킥오프 직후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 번리(White Lives Matter Burnley)'라고 적힌 현수막을 매단 비행기가 한동안 경기장 위를 돌면서 비행했다.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비꼰 것이다. 지난달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전 세계로 번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겨냥한 것이다. 이 시위에선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대표적으로 활용한다.

번리 구단은 "모욕적인 현수막을 매단 문제의 비행기에 책임 있는 모든 이들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인종차별 철폐 운동 지지에 힘써 온 프리미어리그와 맨시티에 사과한다"고 성명을 냈다.

주장인 벤 미 역시 부끄럽다며 유감의 뜻을 강하게 표했다. 미는 경기를 마친 직후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몇몇 팬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그렇게 비행을 했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당황스럽다. 우리가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히 논점을 놓쳤다. 이런 사람들은 21세기에 살아야 한다. 스스로 배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번리 구단과 선수들의 뜻도 아니란 걸 분명히 했다. 미는 "구단이나 선수단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의 사람들일 뿐이다. 그리고 정말 기분이 좋지 않다. 말 그대로 우리가 나왔을 때 그런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구단은 멈추려고 했다.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부끄럽고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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