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는 부상자들이 많아 '위기'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팀 컬러이자 분위기인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4번타자 김재환(32)에게 부상 선수들이 많아도 상승세인 이유를 물으니 돌아온 답이다. 두산은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26승16패로 단독 2위에 올랐다. 3위 키움 히어로즈가 6연승을 달리며 0.5경기차로 바짝 추격했지만, 지금 상승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주장 오재원(35)과 사실상 부주장 노릇을 하는 오재일(34)이 모두 빠진 가운데 하나로 똘똘 뭉쳐 뛰고 있다. 오재원은 지난 8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처음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내야 곳곳에 구멍이 난 팀 사정상 17일 1군에 복귀했는데, 23일 부상 재발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재일은 옆구리 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닌데, 워낙 내야가 많이 다쳐서 백업은 된다고 해서 올린 상황이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데 주장도 맡아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 이제 (허)경민이도 부상에서 복귀했으니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몸을 만들고 오자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일과 관련해서는 "타격 연습을 했는데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조만간 합류할 것 같은데 불안하다. 2군 경기에서 쳐봐야 할 것 같다. 코치진은 바로 등록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데, 연습과 경기는 힘 쓰는 게 다르다. 재발할까 봐 그게 걱정이다. 조심스럽게 상태를 보고 등록할지 생각 중이다. 이르면 주말(NC와 3연전)에도 등록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2군 경기가 지금 없더라. 어떻게 할지 코치진과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어깨와 허리 통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오재원, 오재일, 허경민 등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버텼다. 

부상에서 돌아온 허경민은 "(김)재호 형이 참고 뛰는 게 TV로도 잘 전해져서 감사했다. 재호 형, (최)주환이 형이 더운 날씨에 더블헤더 한 경기도 안 빠지고 뛰는 걸 보면서 후배 선수로서 마음이 무겁더라"고 이야기했다.  

김재환 역시 "재호 형이 힘든 시기인데도 후배 선수들한테 좋은 말을 정말 많이 해준다. 나보다 동생인 선수들도 다 같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재호는 더그아웃에서 박건우(왼쪽에서 두 번째)가 앞장서서 팀 분위기를 살린다고 이야기했다. ⓒ 두산 베어스
김재환을 비롯해 박건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최주환은 부상 선수들의 빈자리까지 채우는 타격으로 중심을 잡아줬다. 박건우는 허벅지 쪽이 좋지 않지만, 팀 사정상 몇 타석이라도 팀에 기여하기 위해 버티고 있다. 벤치에 앉으면 팀 사기를 불어넣기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낸다. 

김재호는 "(박)건우가 더그아웃에서 가장 열심히 소리치고 응원을 한다. 덕분에 어린 선수들도 따라서 소리치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백업 야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내야수 이유찬, 권민석, 서예일, 외야수 국해성, 김인태, 백동훈 등이 힘을 보태고 있기에 주축 선수들도 부상자들의 몫까지 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었다. 

김재환은 "형들은 물론이고, 지금 어린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악착같이 하는 게 있다. 정말 두산만의 팀 컬러이자 분위기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허경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원래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했다. 그동안 1군에서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급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대만에서 캠프 훈련할 때 (권)민석이 한테는 '거짓말이 아니라 재호 형 다음으로 수비 잘하는 선수는 너인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두산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내야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예전부터 리더나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모든 구성원이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팀워크가 돋보이는 팀이었다. 부진과 부상 등으로 찾아온 몇 차례 위기에도 버티고 버티면서 오히려 더 단단해진 두산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