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회 투런포로 중심타자 임무를 해낸 최정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감독이 경기 중 쓰러졌고, 비는 줄기차게 계속 내리고 있었다. 경기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SK가 평소보다 더 강한 집중력을 과시하며 8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2경기에서 6-0으로 이기고 지긋지긋한 8연패에서 탈출했다. 10연패 이후 또 긴 연패에 빠지며 힘겨운 행보를 보이고 있었던 SK는 일단 연패를 끊고 한숨을 돌렸다.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만약 이날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면 팀 분위기가 최악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하루였다.

1경기에서는 염경엽 감독이 쓰러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끝에 6-14로 진 SK였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선수단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염 감독은 최근 팀의 성적이 추락하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특히 지난 주초에 열렸던 kt와 홈 3연전에서 팀이 어이없게 모두 패하자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다. 

평소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염 감독은 최근 팀 부진에 식사량이 더 줄어들고 불면증에 시다리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지난해 성적 추락 당시부터 건강이 계속해서 안 좋아졌다고 보는 게 맞다. 구단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지인들도 걱정할 정도였다. 결국 더블헤더 1경기 2회 도중 쓰러지며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의 근심을 샀다. 

염 감독은 평소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은 선수들도 할 말이 없었다.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모두 경력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에 머물러 있었다.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했다. 다행히 더블헤더 2경기에서는 그런 책임감이 집중력 있는 경기로 이어졌다.

선발 문승원부터 이를 악물고 던졌다. 7이닝을 89개의 공으로 정리하며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타자들도 기회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뽑아냈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최정이 아주 중요한 순간 투런포를 터뜨렸다. 3-0으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는 로맥이 결정적인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쳐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수비에서도 특별한 문제없이 문승원을 든든하게 받쳤다. 이날 비가 계속 내려 그라운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실제 두산이 2개의 실책을 저지르는 등 선수들이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SK는 흔들리지 않았다. 문승원은 물론 8회 김정빈, 9회 박민호까지 두산 타선을 꽁꽁 묶으며 값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모처럼 보는 좋은 경기력이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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