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왼쪽)와 삼성 오승환이 26일부터 사흘간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연전을 통해 재회한다. ⓒ롯데 자이언츠, 한희재 기자
-이대호와 오승환, 26~28일 사직구장에서 재회
-마지막 투타 맞대결은 2015년 6월 12일 일본에서
-역대 전적은 이대호 우위…27타수 9안타 3홈런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KBO리그의 대표 동갑내기 친구들이 다시 같은 그라운드에서 마주한다. 주인공은 ‘1982년생 황금세대’ 쌍두마차 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와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이다.

롯데와 삼성은 26일부터 사흘간 사직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0.5경기를 간격으로 둔 중위권 일전이다. 롯데는 현재 21승21패로 6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은 22승23패로 바로 뒤 7위를 마크하고 있다.

◆한미일 거친 뒤 다시 만난 두 동갑내기

그런데 이번 맞대결에는 숨은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대호와 오승환의 리턴 매치다.

2001년과 2005년 데뷔한 둘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통해 KBO리그의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대호는 2006년 타격 3관왕을 시작으로 2010년 타격 7관왕 그리고 2011년 타격 3관왕을 차례로 차지하며 국가대표 4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오승환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5년 신인왕 겸 한국시리즈 MVP로 출발해 2006~2008년 구원왕 그리고 2011~2012년 다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로 올라섰다.

▲ ‘1982년생 황금세대’ 오승환과 추신수, 이대호(왼쪽부터) 2016년 12월 자신들의 야구 이야기가 담긴 책을 출간한 뒤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갈수록 국내 무대가 좁게 느껴졌던 이대호와 오승환은 나란히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이대호는 2012년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NPB)로 향했고, 오승환은 2014년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을 맺고 친구의 뒤를 따랐다. 이어 2016년 둘은 각각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진출하면서 동행을 계속했다.

◆이대호-오승환 역대 주요 맞대결 결과
첫 번째 | 2005년 5월 3일 마산구장 7회말 1점홈런
6번째 | 2005년 8월 14일 대구구장 8회초 삼진
10번째 | 2006년 9월 26일 사직구장 8회말 삼진
13번째 | 2007년 5월 4일 사직구장 8회말 2점홈런
20번째 | 2010년 6월 16일 사직구장 9회말 1점홈런
26번째 | 2011년 8월 5일 사직구장 9회말 좌전안타
27번째 | 2014년 5월 24일 야후오크돔 9회말 좌전안타
28번째 | 2015년 6월 11일 야후오크돔 9회말 삼진
※역대 전적 : 27타수 9안타 3홈런 1볼넷 9삼진

이처럼 한국과 일본, 미국을 거치며 야구 인생을 이어온 두 친구는 적지 않은 투타 맞대결을 통해 라이벌 구도도 함께 형성했다.

첫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2005년 5월 3일 마산구장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처음부터 강렬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대호가 7회말 구원등판한 ‘루키’ 오승환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홈런을 날리면서 쓴맛을 안겼다. 앞서 라이온 잭슨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던 오승환은 이대호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후 둘은 KBO리그에서만 25차례 맞대결을 더 벌였다. 역대 전적은 이대호의 우위. 25타수 8안타 타율 0.320 3홈런 1볼넷으로 ‘끝판대장’ 오승환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물론 오승환이 웃는 경우도 많았다. 이대호로부터 삼진을 8차례나 빼앗아냈다.

◆역대 전적 밀리는 오승환 “이대호와 다시 맞붙고 싶다”

2011년 8월 5일 사직구장에서 때려낸 이대호의 좌전안타를 끝으로 국내 무대 맞대결을 마친 둘은 2014년과 2015년에는 NPB에서 다시 자웅을 겨뤘다. 결과는 1승1패. 2014년 5월 24일 야후오크돔에선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대호가 9회말 한신 오승환에게 좌전안타를 뺏어냈지만, 이듬해 6월 11일 같은 곳에선 9회말 오승환이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미국에선 맞대결이 불발됐던 동갑내기 베테랑은 이제 KBO리그에서 재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대호가 2017년 롯데로 돌아온 뒤 오승환이 올해 삼성으로 컴백하면서 5년 만의 재회가 성사되게 됐다.

일단 둘의 감각은 최고조다. 이대호는 올 시즌 42경기에서 타율 0.301 7홈런 29타점 21득점으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고, 오승환 역시 6경기에서 1승 2세이브 2홀드로 돌부처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승환은 KBO리그 복귀 기자회견에서 “이대호와 다시 맞붙고 싶다”며 친구에게 선전포고를 날리기도 했다.

마지막 만남이었던 2015년 이후 5년 만 그리고 국내 무대 기준으로는 9년 만의 맞대결. 과연 이번에는 누가 미소를 짓게 될까.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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