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게 현실이죠. 감독이 책임을 지지만, 한 경기 지면 모든 비난을 받아야 하니까. 그만큼 힘들고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하는 자리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2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을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25일 인천에서 두산과 더블헤더 제1경기를 치르는 도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긴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금은 상태가 호전됐고, 가족과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은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매우 쇠약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고 26일 입원해 정밀 검사를 받기로 했다. 당분간은 박경완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팀을 이끈다. 

김 감독은 염 감독이 쓰러졌을 때 상대팀 더그아웃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하고 걸어 나갔다. 김 감독은 "어수선하고 무슨 사고가 난 것 같아서 가봤다. 안 좋은 일이 있나 했다. 염 감독인 줄은 몰랐고, 선수가 다친 줄 알고 갔더니 염 감독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평소 각별히 지내던 사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컸다. 김 감독은 "염 감독하고는 각별하게 친하게 지내니까. 시즌 때 같이 밥도 먹고 올해는 항상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감독은 늘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다. 염 감독이 식사를 잘 못 하는 편이라 매우 힘들어하더라. 상황을 직접 봐서 조금 더 안타깝다"고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사령탑들의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스트레스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날 때도 있다. 그게 스트레스일 것이다. 그래도 스스로 정의를 내리진 못하겠다.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많이 드니까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면 생각이 없어진다. 생각할 시간을 안 주려고 다른 것을 많이 하려고는 한다. 음식을 많이 먹는다거나. 혼자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많아진다"고 힘줘 말했다. 

식사로 풀면 또 건강 악화로 이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다이어트도 스트레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3년 전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다 게실염으로 고생한 뒤로 식단 조절을 하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 

결국 믿고 의지할 사람은 가족뿐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감독 편은 가족밖에 없는 것 같다. 힘들 때 진정으로 옆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은 가족뿐"이라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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