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그게 실력이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이영하(23)가 올해 고전하는 것 같다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김 감독은 이영하를 두산의 미래 에이스로 점찍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는 29경기에서 17승4패, 163⅓이닝, 평균자책점 3.64로 맹활약하며 기대에 부응했지만, 올해는 9경기에서 1승4패, 48⅔이닝, 평균자책점 6.29에 그치고 있다. 

"그게 실력"이라는 말은 곧 이영하가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는 뜻이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부담감을 내려놓아도 괜찮다'는 진심이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이영하에게 2선발 임무를 맡기며 힘을 실어줬다. 이영하 역시 미래의 에이스를 꿈꾸며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데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다 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 힘이 들어가고, 밸런스가 무너지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영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선발로 로테이션을 조정했지만, 여전히 기복이 있다. 지난 25일 인천에서 치른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는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에 그쳤다. 

김 감독은 25일 경기가 끝난 뒤 이영하를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은 "(이)영하 말로는 어제(25일) 밸런스도 괜찮고 느낌도 좋았다고 하더라. 과정이니까 더 잘 던지려고 욕심을 내지 말라고 했다. 맞아 나간다고 힘이 들어가서 강한 공을 던지려 하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욕심을 내지 말고 던지라고 했다. 하나의 과정이고 본인이 느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를 비롯한 젊은 투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도 남겼다. 김 감독은 "공격적인 투구는 곧 제구력이다. 제구력이 있어야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구력이고, 기본 제구력이 있어야 공격적으로 던져서 싸움이 된다. 그래야 본인도 어떻게 하면 맞아 나가는지 느낀다. 피하기 시작하면 베스트 공을 못 던진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뜻"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영하는 계속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다. 이영하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줄 여유도 없고, 대체할 선수도 부족하다. 이미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면서 대체 선발투수 박종기를 투입한 상황이다. 이영하가 이런 과정도 경험하면서 견디고 강해져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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