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구원왕 다툼을 벌였던 고우석(왼쪽)과 하재훈은 팀 마무리 혼란을 끊어야 한다는 중책이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지난해 리그 구원 1위는 하재훈(30·SK), 2위는 고우석(22·LG)이었다. 하재훈은 36세이브, 고우석은 35세이브를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혜성처럼 등장해 팀의 마무리 문제를 깔끔하게 지웠다. 하지만 지금 현재, 두 선수는 1군에 없다.

서로 다른 이유다. 하재훈은 시즌 15경기에서 1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7.62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2군에 내려갔다. 동료 실책으로 인한 블론 세이브도 있었지만, 어쨌든 6차례의 블론 세이브는 핑계를 대기 어려웠다. 연습경기부터 구위 저하 논란이 있었던 고우석은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아직 재활군에 있다.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지만, 구위가 어떨지는 지켜봐야 한다.

사실 불펜투수가 3년 이상을 롱런하기는 쉽지 않다. 계속된 등판이 쌓이면 구위 저하가 찾아오는 시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이런 부진과 부상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무리가 기본은 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두 팀의 불펜 구상에도 비상이 걸렸다. SK는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했고, LG는 대체 마무리로 생각했던 이상규와 정우영이 9회에 고전했다.

다른 팀들도 비슷하지만, 두 팀은 근래 들어 매년 마무리가 바뀌었다. LG는 봉중근이라는 확실한 클로저 이후 마무리 보직이 매년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2016년 28세이브를 기록한 임정우는 이듬해 마무리가 아니었다. 2017년 혼란기를 딛고 2018년 정찬헌이 등장해 27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고우석의 등장으로 “10년 마무리를 얻었다”는 환호를 질렀으나 올해 부상으로 흐름이 끊긴 상태다.

SK도 마찬가지다. 박희수 정우람 이후 매년 마무리가 교체되고 있다. 개막전 마무리와 시즌 마지막 경기 마무리가 달랐다. 서진용 박정배 신재웅 김태훈이 마무리 보직에 도전했으나 1년 이상 유효 기간을 가졌던 선수는 없다. 지난해에도 개막 마무리인 김태훈의 부진으로 하재훈이 마무리로 승격됐으나 역시 1년을 가지 못할 위기다. 염경엽 SK 감독은 이 흐름을 끊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은 하재훈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불펜 구상에서 마무리는 핵심이다. 마무리가 바로 서야 나머지 불펜 구상도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야구를 1년만 하고 말 것이 아닌 만큼, 어쨌든 두 선수가 시즌 전 구상대로 마무리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곧 돌아올 고우석, 2군에서 휴식 및 조정을 거치고 있는 하재훈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고우석은 여전히 팀의 마무리 후보 1순위다. 이제 재활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2군에서 2경기 정도를 뛰고 상태를 볼 예정이다. 정상적이라면 그 이후 돌아올 수 있다. 빠르면 2주 안에는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SK는 지난해처럼 아직 마무리 교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아니다. 하재훈이 정상적인 구위를 찾아 1군에 돌아와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다면 다시 마무리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