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 부상 이후 발사각이 낮아지며 장타력이 떨어지고 있는 로베르토 라모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시즌 초반 대활약을 펼칠 당시, 올해 LG의 외국인 농사가 대성공으로 끝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라모스는 확실히 반짝으로 그칠 타격은 아니었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들은 이미 검증이 되어 있었다.

라모스는 시즌 초반 대활약을 펼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 5월 23경기에서 타율 0.375, 10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64의 가공할 만한 방망이로 팀의 4번 자리를 꿰찼다. 라모스의 가세로 김현수를 2번에 투입할 만한 여지가 생기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다.

타일러 윌슨(31)과 케이시 켈리(31)라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기량에 의심을 품는 사람은 없었다. 켈리는 지난해 24경기에서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윌슨은 22경기를 보탰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4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합작한 것은 KBO리그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가격리 기간이 있었지만 순조롭게 회복할 것이라 낙관했다.

그런데 세 외국인 선수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5월 중순 이후 살아날 것으로 생각했던 외국인 투수들은 여전히 들쭉날쭉하다. 여기에 라모스는 허리에 가벼운 부상을 당한 뒤 장타가 급감했다. LG가 최근 투타 모두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지분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5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던 윌슨은 6월 4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4.30으로 지난해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켈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5월 평균자책점이 4.05이었는데 6월은 오히려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81로 부진하다. 자가격리 여파는 이론적으로 모두 다 끝났어야 정상이다. 그런데도 전체적인 구위가 확실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낙관론은 쏙 들어갔다.

라모스는 허리 부상 이후 좋았던 감이 끊긴 게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라모스는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가기 직전인 6월 11일까지 32경기에서 OPS 1.219를 기록했다. 그런데 복귀 이후인 6월 18일부터 8경기에서는 0.661에 머물고 있다. 이 기간 타율은 0.267로 나쁘지 않지만, 장타율이 0.300으로 오히려 출루율(.361)보다 낮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26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발사각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있었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근 LG의 연패 흐름에서도 세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윌슨은 25일 잠실 키움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해 패전을 안았다. 켈리는 26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역시 패전투수가 됐다. 라모스는 7연패 기간 중 2타점에 머물렀다. 장타는 딱 하나였다. 

LG는 현재 마운드와 타선 모두에 부상자가 많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팀 경기력이 뚝 떨어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기대를 모으는 젊은 선수들은 많지만, 아직 경기의 판을 만들어주기에는 기량과 경험 모두가 부족하다. 결국 기둥들인 세 외국인 선수가 뭔가의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LG의 7월은 더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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