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차례 작전을 시도한 박경완 SK 감독대행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작전수행에서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한 SK가 보기 드문 상황까지 연출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팀으로는 100경기 연속 10득점 미만 기록이라는 불명예도 썼다.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하루였다.

SK는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채태인 최준우 로맥의 솔로포 세 방이 원동력이 됐고, 투수들도 잘 버텼다. 하지만 이날도 시원한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작전은 계속 실패했다. SK는 2019년 8월 1일 KIA전(10-1 승리) 이후 100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내지 못하는 등 계속해서 타선 침체를 이어 갔다.

왜 그런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상대 마운드에 철저하게 묶인 것은 아닌데 득점을 내기 위한 작전 시도가 오히려 독이 됐다. 주자들을 진루시키기 위해 애를 썼지만, 작전이 모조리 실패하며 오히려 앞서고 있지만 쫓기는 상황에 됐다. ‘한화 킬러’인 선발 박종훈이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분전하지 않았다면 그냥 경기 흐름이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2회 채태인 최준우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앞서 나간 SK는 후속점을 뽑지 못하고 한화의 추격에 시달렸다. 3회에는 1사 후 오준혁의 2루타와 최정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로맥이 헛스윙 삼진, 채태인이 1루수 땅볼에 그치며 기회를 놓쳤다.

그러자 SK는 더 과감한 작전을 걸기 시작한다. 그러나 3이닝 연속 실패하며 오히려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실 따지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타이밍의 작전이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한 의도가 있었는데 오히려 제풀에 넘어진 꼴이 됐다.

4회에는 선두 최준우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1사 후 이현석 타석 때 런앤히트를 걸었다. 그러나 이현석이 헛스윙하며 1루 주자 최준우가 2루에서 아웃됐다. 최준우는 단독 도루를 성공할 만한 주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이현석도 콘택트에 장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다. 일반적인 런앤히트 상황이 아니었는데 결국 실패한 것이다.

5회에는 황당한 장면이 나왔다. 선두 김성현의 볼넷, 최지훈의 희생번트, 오준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최정 타석 때 더블스틸 작전을 걸었다. 그런데 2루 주자 김성현이 3루로 뛰지 않았고, 2루까지 거의 다 왔던 오준혁은 다시 1루로 돌아가다 포수 최재훈의 태그에 걸렸다. 

일반적인 도루 실패 상황은 포수의 송구가 야수에게 전달돼 완성된다. 포수가 태그아웃을 하더라도 야수의 손을 거쳐 다시 포수에게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직접적인 ‘포수 태그아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분명히 그렇게 기록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텍스트만 놓고 보면 포수 최재훈이 순간이동한 것처럼 착각할 법했다. 

2루 주자 김성현의 미스로 보였는데, 2루 주자 김성현도 주력이 떨어지는 선수라는 점에서 3루 도루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역시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상황 판단도 아쉬웠다. 작전 실패가 확실시됐다면 좀 더 주력이 좋은 오준혁이 2루에 있는 게 나았다. 오준혁은 거의 2루에 간 상황이었는데 김성현이 2루로 귀루하면서 오준혁은 1루로 돌아가야 했다.

6회에는 선두 채태인이 볼넷을 골랐고, SK는 다시 최준우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대주자 김경호를 2루에 보냈다. 그러나 김강민 타석 때 1B-2S의 상황에서 3루 도루를 지시했고, 김강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동시에 2루 주자 김경호도 3루에서 아웃됐다. 역시 1B-2S 상황에서 3루 도루 시도도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7회에도 점수가 나긴 했지만 희생번트 작전이 실패했다. SK가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정교함을 가다듬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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