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애런 알테어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팀이 알테어에게 바라는 4번타자 임무를 수행할 때 더 잘 적응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호준 NC 다이노스 타격 코치의 말이다.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는 최근 공포의 하위 타선을 이끌고 있다. 7번 타자로 타율 0.383(47타수 18안타) 6홈런 20타점, 8번 타자로 타율 0.364(55타수 20안타)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정이었는데, 알테어가 하위 타순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는 바람에 '딱 맞는 옷'이 됐다.

하위 타순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중심 타자들의 성적을 뛰어넘었다. 알테어는 시즌 16홈런, 55타점, OPS 0.994로 세 부문 모두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워낙 떨어져 있었던 탓에 시즌 타율은 0.308(201타수 62안타)로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4위다. 

이 코치는 알테어가 하위 타순에서 활약이 빼어난 것과 관련해 "박석민, 나성범 등 국내 타자들이 잘해주고 있기에 알테어가 하위 타선에 있는 것이다.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의 볼 배합이 달라서 하위 타선에서는 조금 더 편하게 칠 수 있는 것 같다. 또 하위 타선에서는 압박감이 조금 덜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평균치의 함정을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앞에 중심 타선에서 해결한 뒤에 나가기 때문에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다. 평균치의 함정은 있다. 타격감이 좋을 때 7, 8번 타순에서 치다 보니까 타율이 더 높아 보일 것이다. 중심 타순일 때 타율은 감이 안 좋을 때 기록이다. 그래서 하위 타선이 더 잘 맞는다고 단정 짓지는 못하겠다"고 했다. 

잘 맞는 옷이라고 하긴 어려울지 몰라도 득점권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감독은 "7번 알테어부터 하위 타선에서 찬스를 만들기도 한다. 그럴 때는 외국인 타자가 뒤에서 치는 게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앞에서 같이 몰아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알테어가 중심 타선부터 넘어오는 찬스를 잘 살리고 있다. 빅이닝일 때 아무래도 (득점이) 터지면 크게 터진다. 알테어가 잘 맞을 때 분명 그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NC는 알테어가 언젠가는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아주길 바란다. 이 감독과 이 코치 모두 강조한 점이다. 100만 달러에 영입했을 때 기대 가치를 고려해도 중심 타선에서 알테어가 자리를 잡아주는 게 맞다. 

이 코치는 "알테어는 (중심 타선에서) 압박감과 싸워 이겨야 하고, 언젠가는 중심 타선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적응하는 시간이라고 본다. 시즌 초반 고전할 때도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에 홈런도 치던 선수기 때문에 컨디션만 되찾으면 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었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알테어에게 바라는 4번타자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 완벽히 적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