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틴탑, 유키스, 제국의아이들(위부터). 제공ㅣ티오피미디어, NH미디어, 스타제국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틴탑, 유키스, 제국의 아이들이 때아닌 3파전을 겨루는 중이다. 10년 전 가요계 루키로 촉망받던 보이그룹들이 2020년에 '뜬금포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는 틴탑, 유키스, 제국의 아이들 과거 영상들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그룹은 모두 데뷔 10년 이상 된 2세대 아이돌로, 과거 명곡들이 재조명받으면서 역주행까지 불을 붙였다.

틴탑의 '향수 뿌리지마', '장난아냐' 등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고, '미치겠어'는 유재석의 '최애곡'으로 알려졌다. 제국의 아이들 '후유증' 무대 영상은 조회수 급상승으로 400만 뷰를 돌파했고, 유키스 '시끄러' 가사 중 '여우 같은 걸'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의 유행어로 유희 되고 있다.

무엇보다 댓글 반응이 더욱 폭발적이다. 심지어 웃긴 댓글만 모은 영상도 조회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눈길을 끄는 상황. 제국의 아이들 '후유증' 댓글 모음 영상은 3탄까지 나와 총 조회수 250만을 기록했고, 유키스 '시끄러' 댓글 모음 영상도 일주일 만에 70만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깡' 신드롬을 이어간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틴탑 '향수 뿌리지마', 유키스 '시끄러', 제국의아이들 '후유증'(위부터) 레전드 댓글 모음 유튜브 화면 캡처

"방시혁 PD가 만든 곡이라는 것이 놀랍다", "가사 보니까 바람피운 거야? 감미로운 쓰레기", "썩은 가사를 저렇게 귀엽게 불러", "양다리 걸치는 노래를 왜 이렇게 상큼하게 불러" (틴탑 '향수 뿌리지마' 영상 중)

""ㅇㅇ중학교 기숙사 기상송", "이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 반복해서 틀었더니 다음날 위에 집에서 진짜 시끄럽냐고 내려옴", "카페에서 술 취한 아저씨들이 시끄럽게 구니까 아르바이트생이 이거 틀더라" (유키스 '시끄러' 영상 중)

"망한 조별 과제를 표현한 것 같다", "'후유증'도 '깡'처럼 역주행할 것 같다. 제목 그대로 이거보면 '후유증' 장난 아님", "'1일 1깡'에 이은 '1일 1휴우증'",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면서 웃고 있네" (제국의 아이들 '후유증' 영상 중)

▲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화면 캡처

틴탑, 유키스, 제국의 아이들이 2020년에 갑자기 떠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연은 다음과 같다. SBS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스브스뉴스-문명특급'은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 특집을 진행, 2000년대 빛을 보지 못했던 곡들을 재조명해왔다. 

'숨듣명'은 주로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가요들이다. 지금 들으면 유치한 가사 때문에 왠지 모르게 대놓고 듣는 것이 창피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중독적인 멜로디 덕분에 여전히 회자되고 있어 '숨듣명'이라고 부른다.

'문명특급'은 이러한 '숨듣명' 가수들과 제작자들을 줄기차게 찾아 만나 왔다. '이러쿵저러쿵'의 은교, '마젤토브'의 하민우, '삐리빠빠'의 나르샤, '삐리뽐 빼리뽐'의 남녀공학, '야야야'의 티아라, '베짱이 찬가'의 써니힐과 작사가 김이나 등이 출연했다.

특히 '문명특급'은 유명 인사들과 '숨듣명' 순위를 매기기도 했는데, 틴탑, 유키스, 제국의 아이들 노래도 언급된 것이다. 그러면서 '문명특급'에 틴탑의 니엘과 유키스의 수현도 출연, 니엘과 수현은 예전 곡의 가사를 되짚는가 하며, 원곡 비하인드를 털어놓으면서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니엘과 수현이 등장한 '문명특급' 영상들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80만, 150만 뷰를 넘어서, 이들을 향한 높은 관심을 증명하는 것은 물론, 2020년에 때아닌 3파전까지 불거진 것이다. 

연예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2010년대에 들었을 때는 어딘가 모르게 창피하다고 느껴졌지만, 최근 들어 다시 짚어본 '숨듣명'은 중독적인 멜로디와 '칼군무' 무대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봤다. 또한 댓글 문화로부터 촉발된 '밈(meme)' 현상이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밈화할 요소가 있는 영상으로 2010년대 보이그룹 영상들이 꼽혔다는 분석도 있다. 더불어 '문명특급' 인기와 재미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도 쏟아진다. 

틴탑은 "여전히 노래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당시에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곡인데 다시 들어주시는 것 또한 또 다른 기회를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제국의 아이들 하민우와 김태헌은 "댓글들도 센스 있다. 10년 전 노래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고, 유키스 수현은 "요즘에 '시끄러' 관심 많이 가져주셔서 고마워요"라고 화답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