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론세이브, 부진한 경기력에도 신뢰를 받은 오승환은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의 신뢰는 오승환의 성적으로 돌아올까.

지난해 KBO 리그에 복귀해 72경기 징계를 마치고 올해 6월 복귀한 오승환은 13경기에 등판 1승 1패 2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하며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5일 대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오승환은 1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에는 과거보다 느려진 패스트볼 구속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수술을 결정하기 직전인 2019년보다 오승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1.7km/h정도 느려졌다. 

그럼에도 패스트볼 구사율 59.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승환 패스트볼 콘택트율은 83.3%, 피OPS는 0.972다. '돌직구'라는 별명을 가진 오승환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승환 부진에 대한 질문에 "블론세이브를 했다고 나쁘다,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경기 일부분이다. 항상 이길 수 없다. 결과가 안 좋았을 뿐이다.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금 체제에서 오승환 마무리를 유지할 생각이다. 블론세이브로 보직을 바꾸는 것은 팀을 더 흔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승환을 계속 마무리투수로 쓰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허 감독은 현재 오승환의 문제를 조금씩 짚었다. 그는 "왼손과 오른손 타자 상대 성적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난다. 구위보다는 커맨드를 세부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오른손 상대 피안타율 0.250, 피출루율 0.318, 피OPS 0.618을 기록했다. 그러나 왼손을 상대로 피안타율 0.346, 피출루율 0.485, 피OPS 1.062로 부진하다.

왼손을 상대로 포심 패스트볼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승환 포심 피안타율은 0.467이다. 오승환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333, 오른손 상대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167인 점을 고려하면, 빠른 공이 통하지 않았던 타자들은 대부분 왼손타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에서도 왼손 타자에게 약했다. 오승환 메이저리그 통산 왼손타자 상대 성적은 피안타율 0.265, 피장타율 0.427, 피OPS 0.758이다. 오른손 상대 성적은 0.218, 피장타율 0.344, 피OPS 0.602로 큰 차이가 난다.

해법은 체인지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른손 투수들은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왼손 타자에게서 멀어지는 체인지업을 잘 활용한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왼손 타자를 상대로 대체로 약했지만, 체인지업은 그나마 효과를 본 구종이었다.

메이저리그 분석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오승환 체인지업은 오승환이 좋은 성적을 거둔 2016년과 2018년 효과를 봤다. 오승환은 2016년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 2018년에는 6승 3패 2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2016년 오승환 체인지업 피장타율은 0.190, 2018년은 0.417를 기록했는데, 당시 오승환은 왼손을 상대로 그나마 경쟁력 있는 성적을 거뒀을 때였다. 올 시즌 오승환은 왼손 타자를 상대로만 체인지업 12.3%를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은 왼손 타자를 상대로 63.8%를 구사했다. 강점이 있는 구종 사용을 늘리고, 약점이 되고 있는 구종을 어느 정도 숨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허삼영 감독 ⓒ 곽혜미 기자

허 감독은 "따로 교육을 하지는 않는다. 오승환의 이해를 도울 생각이다. 기술적인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구위보다는 커맨드에서 세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오승환을 신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팀이 보내는 전폭적인 신뢰에 오승환은 부응하기 위해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끝판대장'의 아성이 흔들리면 삼성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방법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돌부처'가 삼성에는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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