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희가 16일 LG와 시즌 팀간 6차전에서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한동희에게 붙은 별명은 ‘리틀 이대호’, ‘이대호 후계자’. 어깨에 큰 부담을 짊어졌지만, 7월에 만개했다. '이대호'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한동희는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거포 이대호 뒤를 이어갈 '롯데의 미래'로 평가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잠재력을 보였지만 1군에서 마음껏 폭발하지 못했다. 타율은 2할대 초반. 여기에 불안한 수비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두 달간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다. 5월 타율 0.250(80타수 20안타)에 1홈런, 6월 타율도 0.191(47타수 9안타)에 1홈런. 개막 이후 타율은 2할대 초반에서 1할대 후반으로 왔다갔다 했다. 홈런도 2개뿐이었다. 분명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들쑥날쑥한 타격감을 7월에 싹 정리했다. 이달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2차전부터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6차전까지 45타수 14안타로 월간 기준 3할대 타율(0.311)로 진입했다. 놀라운 발전이다.

더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7월에만 홈런이 무려 7개다. 7월 홈런수만 따지면 KBO리그 1위다. 한동희보다 많이 친 타자는 없다. LG 김현수(6홈런), 키움 박병호(5홈런), SK 최정(5홈런), KIA 프레스턴 터커(5홈런) 등 내로라하는 타자들이 한동희 아래에 있다. 시즌 타율 1위(0.384)에 홈런 1위(21개) 등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KT 멜 로하스 주니어도 7월 홈런수는 4개다.

두 달 만에 비약적인 성장이다. 비결은 마음가짐이었다. 취재진과 만난 한동희는 “가볍게 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자세가 무너져도 자연스럽게 공이 오는대로 반응했다. 홈런 친 타석들을 보면 다 그렇게 쳤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동희 2군 보내라"는 팬들의 성화가 빗발쳤다. 그러나 그에겐 못 할 때나 잘 할 때나 동료들의 든든한 지지가 있었다. “민병헌, 전준우 등 모든 형들이 잘 챙겨준다. 올해 처음 봤지만 안치홍 선배님도 마찬가지다. 이대호 선배님도 곁에서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형들의 응원을 받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는 한마디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16일 LG와 시즌 6차전은 한동희의 커리어에서 '역대급'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듯하다. 8-10으로 따라붙은 6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천금 같은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려 스코어를 11-10을 뒤집었다. 4-0으로 앞서다 4-10으로 대역전을 당한 롯데는 무기력하게 주저앉는가 했으나, 6회말 추격을 개시하더니 한동희의 역전포에 힘입어 7점이나 뽑아내면서 거짓말 같은 대역전 드라마를를 만들었다. 결국 15-10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덕아웃의 이대호도 깜짝 놀라며 환호했다.

한동희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덤덤히 그동안 타격을 말했지만, 경기 소감 만큼은 달랐다. “정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경기다. (경기 전 라이업을 보고) 2번 타자라서 엄청 놀랬었다. 처음에는 농담인줄 알았다. '가볍게 치라'는 형들과 감독님의 말만 생각했고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려고 했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7월 최고의 타격감을 이어갔지만,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하고 싶을 뿐이다. 한동희는 “항상 곁에서 응원해주시는 이대호 선배님의 길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런 길을 걷고 싶다. 아직 너무 멀었지만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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