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미경. 제공| tvN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없지만) 가족입니다'를 통해 '국민 엄마'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열연을 보여준 배우 원미경이 2년 만의 안방 컴백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미국에서 가족들과 생활하던 도중 '가족입니다'를 위해 들어온 원미경은 이 드라마로 연기 갈증을 풀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원미경은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극본 김은정, 연출 권영일, 이하 가족입니다)에서 김은주(추자현), 김은희(한예리), 김지우(신재하) 남매의 엄마이자 김상식(정진영)의 아내 이진숙 역으로 출연했다. 이진숙은 남편 김상식과 졸혼을 꿈꾸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이 22세 나이로 돌아가게 되면서 몰랐던 이야기와 마주하게 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다. 

16일 후시녹음까지 모두 마치고 전화로 만난 원미경은 "촬영 잘 끝냈다. 처음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 코로나19가 시작돼서 촬영할 때도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아무 문제 없이 드라마가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팀에 아무런 문제 없이 무사히 촬영을 끝내게 돼서 감사하다"고 했다. 

▲ 원미경. 제공| tvN
'가족입니다'는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못난 과거에 대한 후회를 딛고 내일을 마주하던 김상식과 오해를 푼 이진숙은 다시 시작하는 연인들이 됐지만, 김상식이 수술 이후 심정지를 맞으면서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막내 김지우는 돌연 가족을 떠나 외국행을 선택했고, 첫째 김은주는 성정체성을 숨긴 남편 윤태형과 이혼을 결심하면서 엔딩을 장담할 수 없는 폭풍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결말을 추측할 수 없게 휘몰아치는 스토리에 대해 그는 "가족드라마는 결말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 결말이 어떻게 나든 극 중 인물들이 얼마나 우리 마음 속에 자리를 잡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나 좋은 드라마 하나 잘 봤네' 이거를 넘어서 정말 나한테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자부심이 있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연기자로서 참 좋았다"고 자랑했다. 

'가족입니다'를 위해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잠시 떨어져 나홀로 숙소 생활을 하기도 했던 원미경은 "내 나이, 내 상황에 잘 맞아 떨어졌다"고 드라마를 위해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본을 받아보기 전에 좋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 가족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했고, 뒤돌아보면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였을까, 남편은 어떨까 생각을 하던 차에 이 드라마를 만나게 됐다. 타이밍이 좋았다. 그래서 더더욱 하고 싶었다"고 했다. 

▲ 원미경. 제공| tvN
특히 원미경은 '가족입니다'로 좋은 작품에 출연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목마름을 속 시원하게 해소했다고 했다.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 배우들이 총출동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보며 '좋은 작품', '좋은 연기'를 꿈꿨다는 원미경은 '가족입니다'로 그 원을 풀었다며 소녀처럼 수줍게 웃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할 거 다 해봤어, 아쉬운 거 없어' 이랬어요. 그런데 나이 60이 되니까 좋은 작품에서 한 번 진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뭐, 사실 외모에 신경쓸 나이도 아니고, 그런 거 다 떠나서 정말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디어 마이 프렌즈' 작품을 보면서 정말 부러웠어요. 멋진 연기가 아니라 연기자로서 정말 깊이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저도 저런 작품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족입니다'를 하게 됐어요.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죠. 대본을 받고 1부부터 4부까지 읽는데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님이 너무 잘 써주시니까 저는 써있는 대로만 연기하면 됐어요. 참 좋았죠. 작품이 좋으니까 배우가 너무 신나죠(웃음)." 

가족이지만, 사실 남보다 더 먼 사이였던 가족들을 둘러싼 녹진한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에 출연하며 원미경 역시 자신의 가족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남편과 로맨스가 다시 시작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갖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나도 이제 아이들보다는 남편한테 더 시간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먼저 주려고 하지 않나. 그런데 내가 좀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했다. 

▲ 원미경. 제공| tvN
남편 정진영부터 3남매 추자현, 한예리, 신재하까지 '가족입니다'로 인연을 맺은 배우들은 원미경에게는 또 다른 가족이 됐다. 원미경은 "정말 가족처럼 잘 지냈고, 다들 열심히 하는 현장이었다. 대사 때문에 NG 난 적이 거의 없고 너무나 물 흐르듯 잘 흘러갔다. 오히려 다들 너무 연기를 잘 해서 좋은 의미로 긴장이 많이 됐다. 연기 호흡도 좋아서 카메라 앞에만 서면 바로 OK 사인을 받았다. 저희가 가족 카톡방이 있는데 '왜 이렇게 잘 하냐, 눈빛 하나하나가 놀랍다'고 매일 그런다"고 했다.

'가족입니다'는 가족이기에 더 숨겨왔던 비밀과 상처를 마주하며 가족 구성원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오해를 걷어내고 진심을 마주하고, 상처를 치료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내일을 함께 바라보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될 뜨끈한 감동을 줬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간 원미경은 "가족이라는 게 사진만 봐도 너무 아프지 않나. 우리 드라마가 그런 것들을 살짝씩 들춰낸 것 같다"며 "당분간 가족들과 생활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진한 가족 드라마를 했으니 우리 가족들이 더 생각이 난다. 가족들이 빨리 오라고 하더라"며 "정말 좋은 작품으로 또 만나고 싶고, 사랑을 많이 받아서 감사하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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