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 포스터. 제공ㅣNEW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반도'가 좀비 특성상 밤 장면이 주를 이루는 와중에 답답하지 않은 시원한 밤을 위해 데이 포 나이트 촬영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개봉해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한 '반도'(감독 연상호)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부산행'을 관람한 관객들에게는 익숙한 연상호 감독표 K좀비의 특징은 어둠에 약하고 빛과 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부산행'에서는 이런 특성을 터널을 통과하는 신으로 표현했다. 순간적으로 어두워진 열차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좀비를 피해 움직이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극대화 했다.

▲ 반도 스틸. 제공ㅣNEW

'부산행'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긴 선이라면 '반도'는 넓게 펼쳐진 면이다. 세계관에서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만큼 사방에서 좀비가 도사리는 '반도'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낮에는 숨어있고, 밤에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다. '부산행'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영화 전체적으로 밤 장면이 주를 이룬다. 공개된 포스터와 스틸도 대부분 어둑어둑하다.

이 때문에 개봉 전부터 '반도'의 어둠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연상호 감독은 관객들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밝고 시원한 밤 장면을 만들어냈다. 낮 시간대에 밤 장면을 촬영하는 '데이 포 나이트' 촬영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데이 포 나이트는 야간장면을 낮에 촬영하지만 밤의 효과를 얻도록 하는 촬영기법이다. 촬영 시간대와 태양광의 강도, 카메라 노출, 필터 등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 반도 스틸. 제공ㅣNEW

이밖에 '반도'는 야간에도 밝게 촬영되는 렌즈를 선택해 영화 속 폐허가 된 서울 도심이 달빛만으로도 관객들의 눈에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밤'의 톤을 각별히 신경썼다는 후문이다.

또한 어두운 신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좀비를 유인하기 위해 동원된 '발광' 아이템들은 영화에 특별한 컬러 무드를 더했다. 눈부신 조명이 부착된 RC카와 현란한 전광판 트럭, 조명탄 등은 추격전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함께 시각적인 임팩트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길 수 있었다.

'반도' 제작사인 영화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는 이에 대해 "자연스러운 설정이기도 했다. 좀비가 빛에 민감하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인물이 낮에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물론 어두운 화면에 대한 관객의 피로감이 있을 수 있다"며 "촬영감독, 감독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무리 밤 설정이지만 어느 정도 밝기를 허용할까 범위가 중요했다. 해외에서 촬영 사례도 살피고 레퍼런스도 고민했다. 마지막 DI 때도 어떤 극장에서는 몇몇 장면이 어둡게 나와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반면 덕분에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 동선 위주로 가면서 액티비티의 역동성이 더 살았던 것 같다. 감독의 특기인 콘트라스트도 잘 살아난 것도 같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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