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수원 김민경 기자] KBO리그 10개 구단에서 5명씩, 모두 50명을 대상으로 '선·뽑·올(선수가 뽑은 가상 올스타)' 설문조사를 요청했다. 선수들에게 후보 없이 자유롭게 자신이 생각하는 2021년 전반기 양대리그(드림리그, 나눔리그) 포지션별 최고 스타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단 '소속 팀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팀 선수들에게만 투표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즉 투표인단은 50명이지만 만점은 45점이다. 경쟁자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선수들도, 1표 차이로 1위에 오른 행운의 사나이도 있었다. 

☆ 로하스 페르난데스 vs 양의지 이정후

드림 올스타(두산, 삼성, 롯데, SK, kt)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선수는 38표를 얻은 지명타자 1위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와 외야수 1위 kt 멜 로하스 주니어였다. 야구 통계 사이트인 '스탯티즈' 기준 타격 WAR에서 페르난데스는 2.90, 로하스는 4.69을 기록하며 지명타자와 외야수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그 다음으로 득표율이 높았던 선수는 33표를 받은 삼성 2루수 김상수다. 김상수 역시 WAR 2.41로 리그 2루수 가운데 최고의 생산력을 발휘한 선수다. 

페르난데스는 "먼저 뽑아준 선수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매우 기쁘다. KBO리그에 매우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 그 중에 나를 뽑아줘서 매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시즌이 끝날때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나눔 올스타(LG, KIA, 한화, 키움, NC)에서는 포수 양의지가 45명 중 41명의 지지를 받았다. 양대리그에서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유일하게 90% 넘는 지지를 받은 선수다. 포수 부문 WAR 1위(1.96)일 뿐만 아니라 도루저지율에서도 55.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후는 외야수 부문에서 가장 많은 40표를 얻었다. 이정후는 타격 WAR 3.48로 로하스에 이어 전체 2위다. 득표율(88.9%)에서 양의지에 이어 전체 2위가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다. 3위는 마무리 투수 부문에서 38표를 쓸어담은 키움 조상우. 23일까지 16세이브로 이 부문 1위이기도 하다. 

양의지는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아 아쉽지만 이렇게나마 1위로 뽑혀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게 남은 시즌 내 역할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올스타 베스트12는 선수단 투표와 팬 투표를 합산해 선정했다. 지난해 베스트12에 이어 올해 가상 올스타까지 2년 연속 '별 중의 별'이 된 드림 올스타가 많지 않다. 그만큼 새 얼굴이 많이 등장했다.

투수는 전부 바뀌었다. 선발투수 부문 두산 라울 알칸타라, 중간투수 부문 SK 김정빈, 마무리투수 부문 롯데 김원중이 1위에 올랐다. 포수 부문에서는 지난해 2위였던 두산 박세혁이 '선수들이 뽑은 올스타'에서 1위에 올랐다. 박세혁은 지난해에도 선수단 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3루수 허경민과 외야수 로하스와 손아섭, 배정대는 지난해 베스트12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동료들로부터 가장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았다.

자리를 지킨 선수는 2루수 김상수, 유격수 두산 김재호, 지명타자 페르난데스뿐이다. 강백호는 포지션이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외야수 부문에서 드림 올스타 최고 점수를 받았는데, 올해는 1루수 부문에서 동료 선수들의 지지를 얻었다.

팀별로는 두산 5명(알칸타라 박세혁 허경민 김재호 페르난데스), kt 3명(로하스 배정대 강백호), 롯데 2명(김원중 손아섭), 삼성 1명(김상수) SK 1명(김정빈)이 '선·뽑·올'에 선정됐다.

나눔 올스타 역시 투수 부문 3명이 전부 바뀌었다. 지난해는 LG 타일러 윌슨-정우영-고우석이 각각 선발·중간·마무리로 올스타에 뽑혔는데, 올해 선수들이 뽑은 나눔 올스타 최고 투수는 NC 구창모(선발)와 KIA 전상현(중간), 조상우(마무리)였다. 구창모(35표)와 전상현(28표), 조상우(38표) 모두 2위를 20표 이상으로 크게 제치는 압도적인 득표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나눔 올스타에는 일방적인 지지를 받은 포지션이 많았다. 최다득표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2루수 NC 박민우(36표), 3루수 NC 박석민(36표), 유격수 키움 김하성(35표)은 모두 30표 이상을 얻었다. 2위 선수들은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지명타자 부문 1위 KIA 최형우도 25표를 얻어 2위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반면 NC 강진성은 1루수 부문에서 17표로 각각 16표를 얻은 LG 로베르토 라모스와 키움 박병호를 극적으로 1표 차로 제쳤다.

외야 부문에서는 공동 3위가 나왔다. 그것도 NC에서 '집안 싸움'이 벌어졌다. 나성범과 애런 알테어가 나란히 24표를 받았는데, 수비 이닝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외야수 3위는 알테어라 볼 수 있다. 알테어는 23일까지 503이닝으로 팀 내 수비 이닝 1위다. 나성범은 지명타자로 시즌을 시작해 외야 수비 이닝은 이제 막 100이닝을 넘겼다. 포지션과 후보를 한정하지 않고 선수투표를 실시 결과 나성범은 외야수 부문 24표뿐만 아니라 지명타자 부문에서도 9표를 받았다. 총 33표를 얻었다고 보면 선수들도 나성범을 올스타전에 참가할 자격을 갖춘 최정상급 스타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팀별 분포에서 나눔 올스타는 NC가 절반을 차지했다. 최다 득표 양의지를 필두로 구창모 알테어 박석민 박민우 강진성, 모두 6명이 뽑혔다. 키움 3명(이정후 조상우 김하성) KIA 2명(최형우 전상현) LG 1명(김현수)이 '선·뽑·올'에 포함됐다.

★선수들이 뽑은 올스타 투표 참여자 명단(50명)

▶두산(5명)=최원준 이영하 이형범 허경민 홍건희

▶키움(5명)=서건창 김하성 이정후 최원태 이승호

▶SK(5명)=한동민 박민호 박종훈 문승원 최정

▶LG(5명)=정우영 김윤식 이민호 이형종 임찬규

▶NC(5명)=이재학 박진우 김태군 노진혁 강윤구

▶kt(5명)=박경수 황재균 배정대 주권 소형준

▶KIA(5명)=최형우 나주환 임기영 김호령 유민상

▶삼성(5명)=오승환 우규민 강민호 이원석 박해민

▶한화(5명)=김범수 최재훈 정우람 하주석 김태균

▶롯데(5명)=박세웅 김원중 안치홍 민병헌 손아섭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김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