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문경찬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 앞에 선 첫날. 문경찬(28)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문경찬은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에 4-4로 맞선 8회초 셋업맨으로 나서 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에 그쳤다.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섞어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 평균 구속은 138km가 나왔다. 투런포 2방에 순식간에 분위기는 LG로 넘어갔고, NC는 4-10으로 졌다. 

NC는 12일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로 문경찬을 영입했다. 국가대표로도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 장현식과 지난해부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내야수 김태진을 내주고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받는 2대 2 트레이드였다.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린 NC는 '윈 나우'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었고,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된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물밑에서 여러 구단과 다양한 카드를 맞췄다. 그렇게 어렵게 찾은 새 셋업맨이 문경찬이었다. 

김종문 NC 단장은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즉시 전력 투수를 확보했다"고 설명했고, 이동욱 감독 역시 "마무리와 셋업맨 경험이 있는 선수를 구하고 있었다"며 문경찬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문경찬은 KIA에서 올해 25경기, 10세이브, 24이닝,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지체하지 않고 문경찬을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투수 마이크 라이트가 5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가운데 임정호(⅓이닝)와 홍성민(1⅔이닝)이 무실점으로 버티며 역전 기회를 노리는 상황이었다. 

문경찬은 선두타자 박용택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이는 듯했다. 다음 타자 구본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LG 상위 타선으로 기회가 연결됐고, 곧바로 홍창기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시속 136km짜리 직구가 홍창기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4-6으로 끌려가는 가운데 위기는 계속됐다. 문경찬은 장준원과 9구 싸움 끝에 좌익수 왼쪽 안타를 허용했고, 다음 타자 채은성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역시나 시속 138km짜리 직구가 맞아 나갔다. 4-8로 순식간에 벌어지자 이 감독은 마운드를 배재환으로 교체했다. 

문경찬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직구로 싸워 얻어맞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클 듯하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NC가 내비친 기대감, 우승 도전을 향한 마지막 퍼즐이라는 수식어 등이 중압감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으나 납득하기 힘든 결과였다.

데뷔전을 빨리 잊고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 NC로선 문경찬을 계속해서 박빙 상황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 중압감을 빨리 떨쳐야 구단과 선수 본인 모두 웃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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