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뷰캐넌이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삼성에는 꽤 역사적인 일이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때론 처절했고, 때론 참혹했다. 4년 동안 10명의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오가는 동안 삼성 라이온즈는 외국인 선발투수 두 자릿수 승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삼성의 암흑기 사유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 투수 잔혹사다. 팬들의 분노는 당연히 뒤따랐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득을 크게 보는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4년 동안 흐름은 심각했다.

◆ 잔혹사의 시작 2016년

2016년 삼성은 앨런 웹스터, 콜린 벨레스터와 시즌을 시작했다. 웹스터는 출발이 괜찮았으나 벨레스터는 시즌 초반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2016년 KBO 리그 첫 퇴출 외국인이 됐다. 웹스터는 7월까지는 12경기에 나서며 71이닝을 던졌다. 초반에는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나 벨레스터와 마찬가지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거기에 종아리 파열 부상이 더해져 웨이버 공시됐다.
▲ 웹스터. ⓒ 한희재 기자

삼성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더 참혹했다. 벨레스터 대체 선수로 아놀드 레온, 웹스터 대체 선수로 요한 플란데가 왔다. 레온은 1군에서 2경기에 나서 총 8이닝을 던졌다. 그 외에는 어깨 뻐근한 증세, 근육 뭉침 등으로 부상을 달고 살았다. 역대 최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플란데는 그나마 로테이션을 돌며 68⅔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7.60을 기록했다.

◆ 최저가 외국인과 구속 저하 외국인 2017년

김한수 신임 감독 선임과 함께 삼성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던 앤서니 레나도를 영입했고, 그의 파트너로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재크 페트릭을 연봉 4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페트릭 총액은 2017년 외국인 최저 연봉이다.
▲ 앤서니 레나도(왼쪽)와 재크 페트릭. ⓒ 삼성 라이온즈

레나도는 시범경기 때 가래톳을 다쳤다.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미국에서 147km/h였는데, 한국에서는 최고 144km/h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은 레나도 구속 회복을 위해 김상진 투수코치, 현재 삼성 감독인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이 그의 투구 자세 교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다. 레나도는 NC 다이노스 박석민 강습 타구에 손을 맞아 골절상을 입고 방출됐다. 삼성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페트릭은 시즌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부상 기간도 있었지만 24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타자들을 통제하지 못했고 잦은 대량 실점 경기를 펼쳤다. 13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18을 기록했다. 다치지만 않았을 뿐, 잔혹사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 투 피치 투수와 전직 메이저리그 5선발 2018년

당연히 삼성 외국인 투수 재계약은 없었다. 삼성은 2017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5선발로 풀타임 선발을 뛴 팀 아델만과 계약을 했다. 빠른 볼 투수를 원했던 삼성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9km/h를 기록했던 리살베르토 보니야를 영입했다.
▲ 팀 아델만(왼쪽)-리살베르토 보니야. ⓒ 삼성 라이온즈

두 투수는 페트릭과 더불어 시즌이 끝날 때까지 로테이션을 지킨 투수가 됐다. 타고투저 시대에 좋은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아델만은 일정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보니야는 패스트볼, 체인지업 투 피치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두 투수는 339이닝, 15승을 합작했다. 삼성은 시즌 막판까지 5위 싸움을 펼쳤고, 5위 KIA 타이거즈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4모 차이로 밀려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근 4년 동안 삼성의 최고 성적이다.

◆ 한화만 잡는 외국인, '역대급'인 줄 알았으나 다친 외국인 2019년.

2019년을 맞이할 때 삼성 외국인 농사 흉작을 예상한 전문가는 적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 스프링캠프를 본 전문가들은 대부분 삼성 외국인 투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헤일리의 첫인상은 강했다.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고 뒤돌아서 가슴을 때렸다. 퍼포먼스를 겸비한 헤일리는 삼성에 찾아온 해결사와 같았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옆구리와 오른팔 근육통을 연이어 다친 헤일리는 구속을 잃었다. 최고 150km/h까지 나오던 패스트볼은 142km/h까지 떨어졌다. 타자들을 상대할 수 없었고, 피안타와 볼넷 수만 치솟았다. 헤일리는 끝내 방출됐고 대체 선수는 타자 맥 윌리엄슨이 됐다. 
▲ 저스틴 헤일리(왼쪽)와 덱 맥과이어. ⓒ 삼성 라이온즈

맥과이어는 KBO 리그 총 21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모두 한화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그 승리 가운데 하나는 노히트노런도 있다. 삼성은 맥과이어가 큰 키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계속 던져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맥과이어의 투구는 늘 주눅 들어 있다는 게 삼성 김한수 전 감독의 평가였다. "노히트노런 때 변화구가 다른 경기 때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남겼다. 맥과이어는 방출됐고 올 시즌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벤 라이블리가 KBO 리그에 상륙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은 2020년 8월 14일에 끝을 맺었다. 올 시즌 삼성이 영입한 데이비드 뷰캐넌이 시즌 10승을 챙기면서 삼성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2015년 외국인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가 13승 7패, 타일러 클로이드가 11승 11패를 기록했다. 뷰캐넌은 참혹한 외국인 잔혹사를 5년 만에 끊어냈다. 피가로가 시즌 13승을 챙긴 2015년 10월 3일 이후 1777일 만에 잔혹사가 끝났다.

◆ 삼성 외국인 '잔혹' 성적 

2016년 
웹스터 12경기 등판 71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5,70
벨레스터 3경기 등판 12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8.30
레온 2경기 등판 8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25
플란데 13경기 68⅔이닝 2승 6패 평균자책점 7.60

2017년
레나도 11경기 49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6.80
페트릭 25경기 134이닝 3승 10패 평균자책점 6.18

2018년
아델만 31경기 171이닝 8승 12패 평균자책점 5.05
보니야 29경기 168이닝 7승 10패 평균자책점 5.30

2019년
헤일리 19경기 87⅔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5.75
맥과이어 21경기 112⅓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05
라이블리 9경기 57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3.95

2020년 8월 14일 기준

라이블리 9경기 40⅓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4.69
뷰캐넌 17경기 109⅓이닝 10승 6패 평균자책점 3.70

스포티비뉴스=박성윤 삼성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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