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16일 0시 2020년 시즌 트레이드 시장이 마감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모두 10건의 트레이드가 공시된 가운데 KIA 타이거즈는 상위권 팀들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KIA는 지난 6월 두산 베어스가 불펜 갈증을 해소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두산은 시즌 초반 이형범, 함덕주, 박치국 등 기존 필승조가 흔들리고 파이어볼러 김강률의 부상 복귀가 늦어지는 가운데 불펜 수혈이 절실했다. 

두산은 5월 29일 SK 와이번스에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내주고, 우완 이승진과 포수 권기영을 받아왔으나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이승진은 시속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강점은 분명히 있었지만, 팀에 막 왔을 때는 2군에서 다듬어야 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 두산이 내민 손을 잡은 게 KIA다. 두산은 KIA에 홍건희 트레이드를 문의했고, KIA는 마침 3루수로 뛸 선수가 필요했다. 두산은 홍건희를 데려오면서 아끼고 아꼈던 만능 내야수 류지혁 카드를 내밀었다. 6월 7일 두 팀은 서로 카드에 합의하고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KIA에서 늘 터질 듯 터지지 않았던 홍건희는 두산에서 날개를 달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 이용찬이 이탈한 상황에서도 홍건희는 불펜 강화 카드라고 못을 박았다. 홍건희는 한두 경기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을 쌓기 시작했고, 셋업맨 자리를 꿰찼다. 마무리 투수 함덕주가 부상으로 이탈한 지금은 이현승, 박치국과 함께 마무리 임무까지 대신하고 있다. 두산 이적 후 성적은 25경기, 1승, 8홀드, 1세이브, 31이닝, 평균자책점 3.77이다.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한 NC 다이노스의 고민 역시 불펜이었다. 마무리 원종현 앞에서 조금 더 확실하게 버틸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NC가 여러 구단과 협상을 시도한 끝에 손잡은 곳 역시 KIA였다. 지난 12일 NC는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내주고 KIA에서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데려왔다. 

NC는 필승조로 즉시 쓸 수 있는 문경찬 영입에 만족했다. 문경찬은 지난 14일 창원 LG전에 처음 나서 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이적 신고식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NC는 여전히 문경찬의 가치를 믿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 역시 한 경기 결과로 이야기하지 않고 문경찬을 계속해서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IA도 결코 남 좋은 일만 한 것은 아니다. 류지혁(햄스트링)과 김태진(발목)은 아직 부상 치료가 필요하지만, 두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충분하다. 두 선수 모두 전 소속팀에서 악착같은 플레이를 보여준 만큼 5강 싸움에 충분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장현식은 2013년 1라운드 출신으로 잠재력이 매우 높은 우완 정통파다. 2017년 9승 투수로 활약한 뒤로 3시즌째 내림세이긴 하지만, 좌완 구창모와 함께 NC 선발진을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KIA 이적 후에는 불펜으로 2경기에 나섰고, 15일 광주 SK전에서는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젊은 투수들이 풍부했던 KIA는 본의 아니게 트레이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움직였다. 원하는 카드도 충분히 취한 KIA가 남은 시즌 5강 싸움을 어떻게 펼칠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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