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강 진출 확정 후 눈물을 흘린 이용준. ⓒ 목동, 박성윤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박성윤 기자] 아직 채 무르익지 않은 고3 야구 선수지만, 마음가짐은 어른이다. 큰 책임감과 배짱 두둑한 호투를 앞세워 서울디자인고의 창단 첫 4강을 이끌었다. 서울권 스카우트들이 주목하고 있는 투수 이용준이 주인공이다.

서울디자인고는 1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성남고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2013년 창단한 서울디자인고는 창단 첫 전국대회 4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작성했다. 서울디자인고는 20일 강릉고등학교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서울디자인고 승리에는 에이스 투수 이용준 활약이 있었다. 이용준은 팀이 2-1로 앞선 5회말 2사 주자 1, 2루에 구원 등판해 4⅓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용준은 6탈삼진을 만들었지만, 매 이닝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늘 볼카운트 싸움에서 앞서가며 타자들을 압박했다. 배짱 두둑한 투구였다. 

경기 후 이용준은 "위기 상황이라고 해도 제구를 잘해서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따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포수 미트만을 보고 던진다. 스트라이크가 들어가도 내가 어떻게 던졌는지 기억을 못하는 스타일이다"며 웃었다. 

배짱이 넘치지만 그도 9회 마지막 카운트를 남겼을 때는 조금의 떨림이 찾아왔다.

"와…. 9회 2사 때는 울 뻔했다. 근데 안타를 맞고 2루 도루까지 주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서 지면 내가 에이스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만족스러웠다. 매 이닝 위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막자, 내가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9회 실점 위기 때 감독님이 2루 판정에 어필하러 운동장에 나오셨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1점 차로 앞선 9회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이용준은 마지막 타자 김준상을 상대로 투수 땅볼을 끌어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자의 타구를 잡은 이용준은 안도의 미소를 내비치며 신중하게 1루로 송구했고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1루수 포구와 1루심 아웃 콜과 함께 이용준은 대회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용준은 "우리 팀 동료들 모두 너무 열심히 준비했다. 경기 끝나고 눈물이 났다. 팀 최고 성적이다. 개인 성적에서도 전국대회 4강이 최고 성적이다"고 말했다.

이날 70개를 던진 이용준은 20일 강릉고와 준결승에 등판하지 못한다. 이용준은 "아직 우리 3학년 투수들이 남아 있다. 야수진도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다. 목표는 우승이다"며 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강릉고와 대결 때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목동,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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