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고 3학년 내야수 나승엽이 미국행을 결심했다. KBO리그 데뷔와 해외 진출을 사이에서 도전을 택했다. ⓒ한희재 기자
-덕수고 3루수 나승엽, 미국행 결심
-코로나19 악재 뚫고 최근 협상 진전
-기대 모은 KBO리그 및 롯데행도 불발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올해 고교야구 3학년 야수들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덕수고 3루수 나승엽(18)이 미국행을 결심했다. KBO리그 데뷔와 해외 진출 사이에서 도전을 택했다.

국내 및 해외야구 사정이 밝은 주요 관계자들은 19일 “나승엽이 미국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코로나19 사태로 현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가 유력했지만, 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끈질긴 구애를 받고 마음을 돌렸다. 선수 측에선 이미 신인 드래프트 불참 내용을 KBO로 전달했다고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나승엽의 부친인 나희철(48) 씨도 같은 날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나)승엽이를 오랫동안 지켜본 몇몇 구단이 있었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지만, 관심은 최근까지 지속됐다”면서 “아들과 오래 고민한 끝에 미국 무대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KBO로도 신인 드래프트 불참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 역시 “나승엽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아 이를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 나승엽의 7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타격 장면. ⓒ한희재 기자
이로써 올해 고교야구 특급 내야수로 평가받던 나승엽의 행선지는 KBO리그가 아닌 미국 무대로 정해졌다. 나승엽 측은 협상을 벌인 구단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한국 선수가 몸담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100만 달러를 조금 밑도는 규모로 전해졌다.

남정초와 선린중을 거친 우투좌타 내야수 나승엽은 고교 시절 내내 덕수고 동기생인 우완투수 장재영(18)과 함께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유망주다. 신장 190㎝·체중 82㎏의 훤칠한 체격조건과 타고난 타격 센스를 앞세워 또래들 중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또, 강한 손목 힘을 바탕으로 한 송구력과 빠른 발놀림을 통한 주루 능력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나승엽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덕수고의 주축으로 뛰며 3년간 47경기에서 타율 0.331(133타수 44안타) 2홈런 26타점 40득점이라는 준수한 성적도 써냈다.

이러한 활약을 앞세운 나승엽은 1차지명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다만 동기생 장재영이 서울권 첫 번째 지명권을 지닌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을 먼저 받는다면, 동일학교 복수 1차지명 금지 규정을 따라 2순위 두산 베어스나 3순위 LG 트윈스는 나승엽을 지명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지난해 10위와 9위, 8위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가 차례대로 나승엽이나 다른 전국 지역의 유망주를 선발할 수 있었다.

당초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롯데였다. 롯데 측은 향후 내야를 책임질 나승엽에게 큰 관심을 보였지만, 나승엽의 미국 도전으로 롯데행은 사실상 무산됐다.

나승엽의 부친인 나희철 씨는 “이번 미국행을 놓고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루머가 퍼졌다고 들었다.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선수를 위해서라도 일처리를 그렇게 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많은 고민이 뒤따랐다. 코로나19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앞날을 쉽게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더 큰 무대를 밟고 싶다는 아들의 의사를 존중했다. 조만간 계약과 관련해 최종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나승엽의 최종 계약은 내년 1월 이후 체결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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