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맨 왼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는 올해 최하위가 유력하다.

한화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홈런 6방을 내주며 6-26으로 완패했다. 한화는 시즌 22승1무62패를 기록, 9위 SK와 6.5경기차까지 벌어진 순위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26실점은 한화의 창단 후 최다 실점이었다. 이전 기록은 2014년 7월 24일 NC전 23실점이었다. 한화는 선발 박주홍이 2⅔이닝 7실점으로 교체된 뒤 불펜 4명이 5⅓이닝 19실점(15자책점)하면서 완전히 경기 흐름을 내줬다. 타선은 12안타 3볼넷으로 6득점에 그쳤다.

한화는 19일까지 올해 62차례 패배했지만 이날만큼 충격적인 패배도 드물었다. 올라오는 투수들마다 많은 안타를 내주며 실점했고 경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비의 맥도 풀렸다. 타선은 득점권을 여러 차례 놓쳤다. 한화가 올 시즌 안되는 이유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한 판 같았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올해 한화가 6월 한용덕 전 감독의 사퇴 후 급하게 찾은 처방전이었다. 최 감독대행은 선임 후 1군 엔트리 10명을 교체하며 팀에 변화를 꾀하기도 했으나 이는 새로 투입된 선수들이 효과를 낼 때 오래 갈 수 있는 방식이었다. 불행히도 한화에는 새 바람을 일으킬 '원석'이 2군에 숨어 있지 않았고 현재는 베테랑과 유망주들을 혼용하며 가장 효과적인 승리 방정식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민도 많다. 최 감독대행은 19일 경기 전에도 "단기간에 다양한 선수들을 봐야 해 선수들의 실전 기회가 많지 않아서 기량이 못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강백호, 이정후도 처음에는 그랬겠지만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오지 않는 선수를 꾸준히 밀고 가기가 쉽지 않다. 기용하는 사람도 나가는 선수도 어렵다"고 아쉬워 했다.

한화는 현재 성적, 혹은 육성 어느 토끼도 잡지 못하고 있다. 어떤 선수를 써도 성적이 비슷하다면 어린 선수를 쓰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자칫 어린 선수들이 나와 계속 나쁜 결과를 낸다면 최 감독대행의 말대로 뛰는 선수도, 기용하는 코칭스태프도 부담을 안게 된다. 뛰지 못하는 기존 선수들은 팀 기조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에 갑자기 악영향을 받는다. 팀 전체가 위축되는 길이다.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최 감독대행이 의욕적으로 팀의 미래와 현재를 재단할 수 없다는 것 역시 팀 방향성의 한계 중 하나다. 한화는 어떻게든 문제 없이 이번 시즌을 마치고 새 감독을 찾아 팀의 새 청사진을 그리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남은 59경기를 어떻게 마치느냐가 최소 수 년 동안 리그에서 팀의 위상과 선수단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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