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톰 브레나먼(오른쪽).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다시 헤드셋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폭스스포츠 오하이오의 신시내티 레즈 전담 캐스터 톰 브레나먼이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브레나먼은 20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더블헤더 제1경기를 중계에 나섰다가 "fag"라는 단어를 써 문제가 됐다. fag는 여자 같은 남자를 뜻하는 말로 주로 게이를 비방하는 단어로 쓴다. 브레나먼은 7회초를 앞두고 광고가 나갔다가 중계 화면으로 돌아올 때 이 단어를 뱉었는데, 마침 마이크가 켜져 있었다. 

ESPN은 '브레나먼은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몰랐던 것 같고, 게이를 비방하는 말은 그렇게 방송으로 퍼져 나갔다'고 알렸다.

브레나먼은 제2경기 중계까지 이어 가다 문제가 커지자 5회 도중 사과했다. 그는 "문제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럽다. 누구든 내 말에 상처를 받았다면, 온 마음을 다해서 정말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동안 스스로 자부심이 있었고,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다시 헤드셋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시 신시내티 경기 중계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폭스스포츠 상사에게 보고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와 업무 관계에 있는 신시내티, 폭스스포츠 오하이오 사람들 모두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브레나먼은 사과한 뒤 중계 부스를 떠났고, 캐스터 짐 데이가 중계를 이어 갔다. 신시내티 구단은 아직 대응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중계 33년차 베테랑 캐스터의 문제 발언에 미디어 관계자와 야구팬들 모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ESPN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브레나먼의 문제 발언과 사과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폭스스포츠는 아직도 그를 해고하지 않은 것인가",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역겹다", "그는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는다", "끔찍한 사과", "마이크가 꺼져 있으면 저런 말들을 하는 걸까" 라는 반응을 보였다. 

브레나먼은 27년 동안 폭스스포츠에 몸담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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