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나승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지금은 환경 자체가 모험이라… 진짜 갈 줄은 몰랐네”

20일 제54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를 관전하기 위해 모든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1차 지명 향방과 더불어 나승엽(덕수고 3학년 외야수)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몇몇 스카우트들은 “진짜 갈 줄은 몰랐다”고 말하면서 “환경상으로 예년에 비해 더 큰 모험이다”고 말했다.

한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모험도 모험이지만, 특히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내년에 마이너리그가 정상적으로 열릴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MLB 도전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하지만 나승엽은 자신감이 있다. 이왕 부딪힐 것이라면, 빨리 부딪히는 게 낫다는 속내다. 

나승엽은 1~2년 전부터 꾸준하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한 팀의 손을 잡았다. 국제 계약 한도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이팀은 공·수·주 모두에서 잠재력이 큰 나승엽을 눈여겨봤다. 꾸준하게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워온 나승엽도 빠른 도전이 낫다는 판단 하에 MLB 도전 결심을 굳혔다. 1차 지명을 앞두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나승엽은 “1학년 말, 2학년 올라갈 때부터 계속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셨다. 메이저리그 무대라는 곳이 모든 선수들에게 꿈이다. 기회가 왔을 때 빨리 가서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결정 배경을 털어놨다.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도전한 선수 중 성공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더 그렇다.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도 그런 루트를 거쳤다. 나승엽도 이런 우려를 잘 안다. 하지만 도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여겼다.

나승엽은 “요즘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뛴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추세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는 아예 마이너리그 생활부터 미국 생활과 문화에 적응을 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실패하셨다고 해도 다 실패하리란 건 없다. 가서 잘 이겨내고 성공하면 되는 부분이다. 어렸을 때부터 기회가 왔을 때 빨리 도전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롤모델은 추신수다. 포지션도 그렇고, 고교 졸업 후 각고의 노력을 거쳐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은 경력도 그렇다. 나승엽이 따라가야 할 ‘길’이다. 나승엽은 “마이너리그부터 올라가신 선수다. 그때 당시 열악한 시설 속에서도 잘 이겨내시고 지금 최고의 선수가 되셨다. 그게 멋있었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현지 생활 등 어려운 것들이 산적하겠지만, 나승엽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승엽은 이런 우려에 대해 “솔직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외롭기는 할 수 있겠지만, 그쪽 친구들하고도 잘 사귀면 될 것 같다”면서 “(팬들이) 아직 저에 대해 잘 모르시고, 실력도 많이 부족하고 하다. 미국에 빨리 도전해서 추신수 류현진 선수처럼 빅리그에서 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많이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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