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8)가 나선 경기를 잡지 못하면서 두산 베어스가 위태로운 8월을 보내고 있다.

알칸타라는 8월 등판한 4경기에서 무승에 그쳤고, 팀은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알칸타라의 투구 내용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25이닝, 평균자책점 3.24로 활약했다. 7월 5경기 성적 3승, 33이닝, 평균자책점 1.09와 비교하면 페이스가 떨어져 보여도 에이스는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8월 들어 알칸타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6월에는 이용찬, 7월에는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 두 자리에 구멍이 난 상태였다. 기존 선발 이영하와 유희관은 기복이 있고, 대체 선발 이승진은 아직 변수에 가깝다. 또 다른 대체 선발 최원준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최원준은 본격적으로 선발로 전환한 지난달 18일 광주 KIA전부터 등판한 6경기에서 5승을 책임졌다. 

가장 확실한 카드인 알칸타라가 무승에 그친 결과는 뼈아팠다. 두산은 8월 성적 7승7패2무에 그치면서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그사이 LG 트윈스가 11승5패로 치고 나가며 2경기차 앞선 3위로 올라섰고, 5위 kt 위즈는 9승5패를 기록하며 1경기차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2위 키움 히어로즈는 12승5패로 8월 승률 1위를 기록하며 선두 NC 다이노스를 0.5경기차까지 추격했다. 두산은 이제 NC, 키움, LG와 선두권 싸움보다 kt와 5강 싸움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알칸타라는 지난달 2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5경기째 시즌 10승(1패)에 머물러 있다. 올해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한 알칸타라가 멈춘 사이 NC 드류 루친스키가 12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랐고,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이 11승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알칸타라는 키움 에릭 요키시와 함께 다승 공동 4위까지 밀렸다.

두산 타자들은 그동안 에이스가 나선 경기는 어떻게든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집중력 있는 공격을 펼쳤다. 선수들이 지난 5시즌 동안 상위권을 유지한 비결로 여러 차례 언급한 내용이다. 덕분에 2016년 더스틴 니퍼트가 22승, 2019년 조쉬 린드블럼이 20승을 챙겼고, 두산은 두 시즌 모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지금은 화력으로 반전을 꾀하긴 힘들어 보인다. 김 감독이 2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앞으로는 인터뷰 전에 먼저 부상 선수 일지를 돌리고 시작하자"고 할 정도로 현재 부상자가 많다. 

20일은 3루수 허경민이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시즌 3번째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2루수 오재원은 허리가 안 좋아 선발에서 제외됐다. 1루수 오재일은 이날 손목 주사 치료를 받고 벤치를 지켰다. 경기 도중에는 포수 정상호가 알칸타라의 공을 잘못 받아 왼손 타박상으로 교체됐다. 주전 포수 박세혁이 지난 15일부터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정상호마저 이탈하면 당분간 최용제, 장승현 둘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마무리 투수 함덕주가 팔꿈치 통증을 털고 돌아온 것은 고무적이다.

김 감독은 "올해 아무래도 부상자가 많다. 2015년에도 많긴 했는데, 올해도 많은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플렉센은 훈련은 하고 있는데, 불펜 피칭은 아직 들어가지 않아서 복귀 일정을 아직은 잡기 힘들다. (여기서 팀이) 더 떨어지지 않고 유지만 하면 플렉센이 돌아오고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충분하다고 본다. 지금 경기차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연승을 한번 하면 충분한데, 몇 연패씩 안 하는 게 사실 가장 중요하다"며 힘든 상황에서 더 처지지 않고 선수들이 조금 더 버텨주길 기대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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