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베르토 라모스는 역대 LG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10년대 LG 트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공식은 한결 같았다. 점수는 이길 만큼만, 그 뒤로는 어떻게든 지켜서 이겼다.

암흑의 터널을 지난 2013년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3.72로 1위, OPS는 0.741로 5위였다. 2014년에는 평균자책점 3위(4.58)의 마운드가 OPS 최하위(0.761)의 약점을 메워줬다. 2016년은 평균자책점이 6위(5.04), OPS는 9위(0.778)에 그친데다 득실 마진이 -21점이었는데도 승률 0.500을 맞췄다.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 4위(3.86), OPS 7위(0.711)로 4위를 지켰다.

아직 정규 시즌이 55경기 남았지만 지금까지 성적만 봤을 때 LG는 팀 색깔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투타 모두 상위권이다. 21일까지 평균자책점 4.55로 키움(4.39)에 이어 2위, OPS는 0.802로 NC(0.827)에 이어 역시 2위다. 평균자책점과 OPS 양쪽에서 3위 안에 든 팀은 LG 뿐이다. 4위까지 넓히면 선두 NC가 평균자책점 4위, OPS 1위에 올라 있다.

▲ LG의 wRC+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 투수의 팀이었던 LG가 이제는 타격까지 강한 팀이 됐다. ⓒ 한희재 기자

그런데 NC가 가장 많은 경기를 벌이는 창원NC파크와, LG가 80경기를 치러야 하는 잠실구장은 규모가 다르다. 잠실구장은 좌우 100m, 가운데 125m에 부챗살 모양이라 좌우중간까지 거리도 상당하다. 창원NC파크는 좌우가 101m로 잠실구장보다 멀지만 가운데 122m, 좌우중간 123m로 타자에게 유리한 편이다.

OPS만 봐서는 그 팀의 공격력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파크팩터를 적용한 '중립적인' 수치를 나타나는 통계가 발달했다. 미국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는 OPS와 함께 OPS+를 제공한다. 100이면 평균이다. 투수친화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들이 보는 손해가 줄어든다.

비슷한 기록으로는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wRC+(조정가중득점생산력)가 있다. OPS+와 마찬가지로 공격 생산성에 파크팩터를 반영해 구장 효과를 지운 지표다. LG는 여기서 1위에 올랐다. 일시적인 순위일 수 있지만 LG가 공격력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뜻밖의 일인 것은 분명하다.

공교롭게도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 팀이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LG가 114.3으로 1위, OPS 0.797인 두산이 wRC+는 113.8로 2위다. NC 112.3, kt 108.2, 키움 107.2 순서다. 나머지 5개 팀은 100 미만이다. 

'눈야구'를 바탕으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홍창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노리는 오지환과 김현수, 이형종, 정주현에 '타점 기계' 채은성과 유강남, 그리고 팀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빈틈 없는 타선을 만들었다. LG는 8월 들어 뜨거워진 방망이를 바탕으로 월간 승률 1위(12승 5패, 0.706)에 오르며 선두권을 넘보기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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