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경기 연속 호투로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남긴 이승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두산은 올 시즌 근래 들어 가장 전력이 혼란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잦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얼굴이 자주 보이는 편이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래 가장 많은 새 얼굴이 등용되는 시즌이다.

특히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진이 그렇다. 베테랑 이용찬이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것에 이어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마저도 부상으로 12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다. 라울 알칸타라, 유희관, 이영하의 뒤를 잇는 4~5선발은 최근 죄다 신진급 선수들의 몫이다.

최원준이 선발 7경기, 박종기가 5경기, 이승진이 3경기, 조제영이 1경기에 나갔다. 그리고 22일 인천 SK전에는 김민규가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얻는다. 팀으로서는 전력에 변수가 많으니 어려운 시기임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이 젊은 선수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다. 최근 몇 년간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 두산은 1군의 틈이 그렇게 넓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경기를 하다 보면 결과가 좋은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이 베테랑 감독이 그것을 모를 리는 없다. 대신 김 감독은 “발전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발전 가능성은 투구의 공격성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공격적인 투구는 아니라고 말한다. 김 감독은 “다 초반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지 않겠나. 오히려 마운드에서 베스트 실력을 가지고 던지는 게 그것이 공격적이라고 본다”면서 “'내가 마운드에서 너를 이기겠다'는 게 있어야 한다. 사실 베테랑 타자들을 상대로 이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던져서 맞으면 ‘상대가 잘 치는구나’하며 내려와야 한다”고 설명을 이어 나갔다.

김 감독은 “자기 공을 못 던지고, 도망가고 그러면 안 된다. 투수가 공격을 해야 한다. 자신 있게 던지면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서 “그러면 결과와 별개로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 공격하는 것과 방어하는 건 차이가 다 보인다. 방어는 발전 가능성이 좀 별로라고 봐야 한다”고 지론을 드러냈다.

그렇게 던지면 결과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밖에 없다.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코칭스태프는 그 공격성과 가능성을 믿고 추후에 먼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뜻이 강하게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이용찬은 올 시즌 돌아올 수 없고, 플렉센도 8월 중에는 복귀가 어렵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아직 기회가 더 남아있다. 어떤 선수가 그 공격성을 어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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