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KBO리그에서 경기의 판도를 바꾸는 오심이 일어났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8회말 중견수로 교체 투입됐다. 김호령은 1사 후 이정후의 큰 타구를 담장 앞에서 가까스로 잡아냈다. 김호령은 타구를 잡은 뒤 글러브가 담장에 부딪혔으나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2루심을 보던 최수원 심판위원이 타구가 담장에 닿은 뒤 글러브에 들어갔다고 판정하면서 2아웃이 아닌 1사 2루 상황이 됐다. 장현식은 애디슨 러셀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웅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허정협에게 역전 좌월 스리런을 허용했다. KIA는 9회초 1사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패해 5연패에 빠졌다.

뜬공이 2루타로 둔갑한 판정 때문에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상황. 허 위원장은 경기 후 KBO 홍보팀을 통해 "판정 당시 2루심은 (김호령이) 타구가 펜스를 맞은 뒤 잡았다고 확신을 가지고 판정했다. 그러나 리플레이 결과 명백한 실수가 있었다. 감독 항의에는 비디오판독 신청을 모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기 후 확인해본 결과 실수가 있었다. 최수원 심판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김호령의 글러브가 어두워 담장 색깔과 겹쳐 보였기에 순간적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타구였다. 여기에 KIA는 2회말 수비, 7회말 견제사 때 비디오판독 2차례를 모두 써서 판정을 뒤집어달라 요청할 수 없었다. 심판의 재량 비디오판독은 지난해 여러 차례 논란을 야기하면서 1년만에 폐지됐다. 

이럴 때일수록 심판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 심판위원은 그라운드로 찾아온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어필에도 확신을 굽히지 않았고 다른 심판들과 의견을 교환하지도 않았다. 심판들은 윌리엄스 감독에게 "비디오 판독 기회가 없다"는 설명만 하고 돌려보냈다. 

KIA 코칭스태프는 이날 9회초 2사 2루에서 최원준이 삼진을 당해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상대가 승리 세리머니를 모두 마칠 때까지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억울한 마음과 비디오 판독을 미리 다 써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 심판에 대한 원망이 뒤섞여 있어서가 아닐까. 코칭스태프와 몇몇 선수들은 한참을 가만히 서있다가 겨우 무거운 몸을 돌려 짐을 쌌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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