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승으로 호의적인 여론 조성에 성공한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딱 한 경기였지만 그 경기에서 남긴 인상이 워낙 강렬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메이저리그(MLB) 첫 승 뒤에는 많은 훈장들이 따라왔다.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는 것 또한 큰 수확이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6이닝 동안 83구를 던지며 3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했고, 무엇보다 중요한 4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마무리로 나선 MLB 첫 등판, 그리고 직전 선발 등판에서는 다소간 긴장한 모습이 드러났던 김광현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한결 나은 경기력으로 6회까지 내달렸다. 6이닝을 던지면서 득점권 위기는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야수들도 안정된 수비력으로 김광현을 도왔다.

현지 언론은 호평 일색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등 현지 유력 언론들은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김광현을 뽑았다. 지역 언론인 ‘KMOV’의 세인트루이스 담당기자 브랜든 섀퍼는 이날 김광현의 결과를 나열하면서 “김광현은 선발투수다”고 적었다. 선발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굳이 불펜으로 갈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주관 방송사인 ‘FOX스포츠 미드웨스트’ 또한 경기 중 “김광현이 팀이 그를 영입할 때의 기대치를 그대로 해냈다”고 호평했다. 3회 조이 보토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을 두고는 “얼려버렸다”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80마일(128.7㎞)의 느린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혔는데 보토는 이것이 다소 높다고 생각했는 듯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연신 고함을 지른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현지 팬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트위터는 김광현의 첫 승 소식을 알렸고, 상당수 팬들이 이날 경기력을 호평함은 물론 앞으로도 로테이션에 남아 던져야 한다면서 ‘선발 김광현’을 지지했다. 물론 경기마다 바뀌는 게 여론인 만큼 분위기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날 호투와 데뷔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