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김광현이 국내 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23일 KBO리그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메이저리그 연착륙 성공 조짐을 반겼다. 김광현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에서 12시즌을 뛰면서 에이스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꿈의 무대에 문을 두드렸다. 포스팅 결과는 2년 800만 달러. 2013년에 먼저 미국에 진출해 정착한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눈길을 끌었다. 

김광현은 물음표를 하나씩 지워나갔다.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고, 개막 후에는 팀 내에 확진자가 발생해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서도 묵묵히 기회를 기다렸다. 팀이 필요한 곳이면 마무리든, 선발이든 가리지 않고 나섰다. 그렇게 나선 3경기에서 1승, 1세이브, 10⅔이닝,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23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주 무기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위력적이었다. 신시내티전에서는 슬라이더 구속을 78마일에서 84마일까지 조절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MLB.com 등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강약 조절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중요한 요소다. 김광현은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슬라이더로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꿈이 이뤄졌다. 잊지 못할 날들 가운데 하루"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김광현이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을 보면서 국내 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잘 던지는 것을 보면서 선수들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또 꿈을 꿀 수 있다. FA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해외 진출까지 고려할 수 있고,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김광현이 잘 던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국내 선수들도 꿈을 꿀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류현진 이후 내야수 강정호가 2015년 피츠버그와 계약하고, 이대호(2016년, 시애틀), 오승환(2016년~2019년, 세인트루이스→토론토→콜로라도), 김현수(2016년~2017년, 볼티모어→필라델피아), 박병호(2016~2017년, 미네소타), 황재균(2017년, 샌프란시스코) 등이 메이저리거의 꿈에 도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류현진을 제외한 모두가 꿈의 무대에서 떠났다. 적응 실패, 부진, 개인사 등 이유는 다양했다.

김광현의 성공은 최근 뜸해진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 NC 외야수 나성범, 키움 내야수 김하성, 두산 외야수 김재환 등 해외 진출 의지를 보인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행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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