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성남과 경기가 끝나고 활짝 웃는 울산 주니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유럽 축구에서 1경기에서 1골을 기록한 전설적인 골게터는 여럿 있다. 17경기 27골 바타, 22경기 33골 프루덴, 그리고 페렌츠 푸스카스(24경기 25골), 알프레도 디스테파노(30경기 31골) 등이다.

1990년 휴고 산체스에서 끊겼던 1경기 1골 계보는 2010-11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경기 40골)로 살아났다. 이후 리오넬 메시에 이어 2015-16시즌 루이스 수아레스가 가세하면서 2000년대 유럽 축구계에선 단 3명에게 주어진 훈장이 됐다. 이 가운데 메시와 호날두는 '1경기 1골'을 5시즌이나 넘어섰다. 두 선수가 '천상계'로 불리는 이유다.

K리그에도 1경기 1골 공격수가 있다. 23일 성남을 상대로 리그 17번째 경기에 나선 울산 외국인 공격수 주니오(33)는 19호 골과 20호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득점왕 타가트의 득점과 같아졌으며, 이 경기 전까지 1.13골이었던 경기당 득점 기록이 1.17로 늘어났다.

1983년 첫 득점왕이 나온 K리그에서 1경기 1골은 전인미답이다. 2018년 말컹이 31경기 26골로 기록한 경기당 0.84골이 1위. 2011년 데얀(29경기 23골)과 2010년 유병수(28경기 22골)이 0.79골로 뒤를 잇는다.

득점 랭킹에서도 단연 1위. 득점 2위 일류첸코(포항)와 차이는 2배다. 울산으로선 2015년 김신욱 이후 5년 만에 득점왕 배출이 눈앞이다.

▲ 2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K리그 성남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하는 울산 주니오 ⓒ한국프로축구연맹

주니오는 국내 수비수들을 압도하는 피지컬에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어떤 자세에서도 유효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나이 33세가 된 올 시즌엔 약점으로 꼽혔던 공중볼 능력까지 보완하면서 완성형 공격수로 성장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성남과 경기가 끝나고 "회춘이라는 말밖에 못하겠다"며 "스스로 노력을 하니까 결과가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지난해에도 좋았지만 올핸 더 좋다. 집중도가 좋아졌기 때문에 주위 찬스를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니오 역시 "훈련을 열심히 한 결과"라고 말했다.

데얀이 갖고 있는 K리그 한 시즌 최다 31골 기록도 주니오에게 달려 있다. 데얀은 2012년 42경기에서 31골을 넣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가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줄어든 점이 변수이지만, 주니오는 산술적으로 32골(31.7골)이 가능하다.

몇 골을 기록하고 싶느냐는 물음에 주니오는 "시즌 목표는 15골이었다"고 웃으며 "(비시즌에) 선수들과 훈련을 열심히 한 것이 사실이다. 쉬운 경기가 엎기 때문에 앞으로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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