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고민하면서, KBO리그도 이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재확산되며 큰 우려를 모으는 가운데 프로야구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을 고려하면서, 이제 KBO와 구단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23일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397명이다. 사태가 정점에 있었던 3월 이후 하루 확진자로는 가장 많았다. 다행히 24일 200명대로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그래프에서 근래 들어 확산세가 계속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에는 인구만 2000만 명 이상인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도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내리면서 초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미리 세워둔 매뉴얼에 따라 고위험 시설이 폐쇄된다. 프로야구 등 프로스포츠 경기도 관중 입장이 금지되고, 무관중경기로 시즌을 진행하게 되어 있다. 어렵게 관중 입장을 이뤘던 KBO리그는 이미 무관중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발동할 경우, 올 시즌 리그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단계에서는 중위험시설까지도 모두 폐쇄되며, 매뉴얼상 프로스포츠 경기 또한 모두 중단된다. 10인 이상 모임조차도 금지다. 사회·경제적으로 너무 타격이 크기에 정부도 3단계 카드는 심사숙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위주로 “선제적으로 최소 2주 정도 3단계 조치를 내려야 현재 사태가 잡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고, 정부의 발언 기조도 점차 3단계를 고려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사태가 이 이상으로 번지면 3단계가 불가피하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만 3단계 조치가 이뤄져도 KBO리그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수도권에만 5개 구단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훈련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 10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어 있어서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도, 구단도 모든 시나리오를 놓고 준비하고 있다. 리그 개막 연기나 무관중경기는 경험을 했는데, 훈련은 고민이다. 3월처럼 단체 훈련조차 못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그랬듯이 선수들도 자택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훈련을 하더라도 10인 미만으로 쪼개야 한다. 숙소나 시설 이용, 식사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KBO는 조만간 3단계 조치시 구단이 참고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어쨌든 파행이 불가피하다.

사회적인 고통에 프로스포츠만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이미 매출에서 큰 타격을 입은 10개 구단의 재정난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몇몇 구단은 은행 대출로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줄일 여지가 거의 없어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계약 내용에 따라 시즌이 중단돼도 선수들은 연봉을 그대로 받는다. 무관중이라도 시즌을 계속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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