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1차 지명을 받은 신범준 ⓒ스포츠타임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나중에 커서 꼭 이 마운드에 다시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희망은 중·고교 6년의 동기부여였다. 그리고 그 꿈을 이제 이룬다. 장안고 우완 신범준은 ‘시구자’가 아닌, ‘정식 마법사’로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의 마운드를 밟는다.

kt는 24일 2021년도 KBO 1차 지명자로 장안고 우완 신범준을 지명했다. 예정된 결과였다는 의견이 대세다. 연고지 우선 지명 후보로는 신범준과 장안고 포수 손성빈 등이 거론됐으나 투수로는 신범준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성빈의 경우 뛰어난 포수 자원이기는 했지만 1년 앞서 뽑은 강현우와 위치가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kt는 큰 고민 없이 일찌감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범준과 케이티위즈파크는 첫 만남이 아니다. 매송중 1학년 재학 시절이었던 2015년 9월 시구를 한 경험이 있다. 당시 신범준은 2015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kt의 초청을 받아 우승 주역들과 함께 케이티위즈파크를 찾았다. 당시 선수 중 시구의 영광을 안은 선수가 바로 신범준이었다. 

신범준은 중학교 1학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힘찬 공을 던져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6년 뒤,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팬들을 만날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당시 어린 선수를 대견하게 지켜봤던 팬들은 이제 신범준의 든든한 지원자가 될 것이고, 당시 공을 받았던 장성우는 팀 선배로서 신범준을 리드하게 될 것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고교 1학년 전체를 날렸지만, 중학 시절부터 “최고 유망주 중 하나”라는 평가는 사라지지 않았다.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던졌고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kt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력한 패스트볼과 짝을 이루는 130㎞대 초·중반대의 슬라이더도 위력이 있다.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로 공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이 원석 마법사를 얻은 것에 흥분하고 있다. 실제 ‘스포티비뉴스’가 5월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고교 3학년 중 최고 선수 10명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제구에서 숙제가 있긴 하지만 150㎞를 던질 수 있는 원석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이숭용 kt wiz 단장은 “연고지 고교 출신으로,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지켜 봤던 기대주”라며, “탁월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유연한 투구 메커니즘과 양호한 제구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타자로서도 간결한 스윙과 장타력을 보유한 잠재력이 높은 선수로, 미래 KT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신범준 또한 kt 입단이 설렌다. 신범준은 시구 당시를 떠올리며 “좋아하는 팀에서 시구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떠올리면서 “나중에 커서 kt에서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고 웃었다. 1년 앞서 입단한 유신고 출신 소형준을 배우고, 또 따라가겠다는 각오다. 신범준은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고 멘탈이 좋다. 제구도 잘 되는 점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6년 전 그 소년이 앞으로 부릴 마법에 기대가 모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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