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2021년 1차 지명 유격수 안재석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열심히 해서 김재호 선배의 뒤를 잇는 대표 유격수가 되겠습니다."

롤모델과 같은 유니폼을 입는 꿈만 같은 일이 이뤄졌다. 서울고 3학년 우투좌타 유격수 안재석(18)은 24일 2021년 1차 지명으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주전 유격수 김재호(35)를 보며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소년은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안재석은 지명 뒤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어릴 때부터 지켜봐 온 선배님과 같은 팀에서 뛰게 돼서 감격했다. 모든 두산 선배들께 본받을 점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롤모델인) 김재호 선배님과 같은 구단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고 이야기했다. 

안재석의 서울고 유니폼에는 김재호와 똑같은 등번호 52번이 새겨져 있다. 두산에서 김재호와 함께하는 대신 52번은 쓸 수 없게 됐지만, 그는 "특별히 생각한 다른 등번호는 없다. 차근차근 생각해 보겠다"며 그저 행복해했다.  

안재석은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처음 나온 두산의 1차 지명 내야수다. 키 185cm, 몸무게 75kg의 신체조건을 갖췄다.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 타율 0.368(38타수 14안타), OPS 1.105,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주목한 안재석의 강점은 수비다. 두산 스카우트 관계자는 "유격수에 최적화된 선수로 공·수·주 안정적인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땅볼 처리 감각이 좋고 유연하고, 어깨도 좋아 정확하고 강한 송구를 한다. 타석에서는 강한 손목 힘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 발도 빠르다. 차세대 두산 유격수가 될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안재석은 두산 야구를 보며 성장해왔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 2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황금기를 보고 자란 안재석은 "KBO리그 하면 두산 베어스"라고 이야기하며 활짝 웃었다. 

프로의 꿈을 이루기까지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안재석은 "초, 중, 고 코치님들과 감독님들께 감사하다. 고등학교에 와서 멘탈이나 실력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특히 고등학교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 지명을 받은 뒤에 친구, 선, 후배들의 축하 메시지가 정말 많이 왔다. 정말 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장 감사한 분들은 역시나 부모님이었다. 안재석은 "그동안 뒷바라지해 주시느라 정말 고생하셨다고 말하고 싶다. 부모님께서 내 앞에서는 덤덤하게 말씀하셨는데, 누나한테는 울면서 (지명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기뻐하셨다고 들어서 울컥했다"며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고 싶다. 실력은 뒤처지더라도 인성만큼은 최고인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꿈은 이뤘지만, 이제 시작이다. 두산 대표 유격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김재호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당장 김재호가 아니더라도 두산에는 이유찬, 황경태(입대), 서예일, 권민석 등 유격수와 2루수가 가능한 20대 초, 중반 내야수들이 여럿 있다. 

지금은 경쟁보다는 신인답게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안재석은 "나는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장점이고, 더그아웃에서도 파이팅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되면 경기장에서 파이팅이 넘치고 밝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