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야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추신수는 시즌 초반 타격 부진과 부상에 고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시아 출신 타자들에게 메이저리그(MLB)는 투수들에 비해 더 험난한 길이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상대적으로 투수들의 성공 확률이 더 높았음은 부인할 수 없다.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추신수와 같이 미국에서 인정을 받은 선수들도 더러 있지만, 실패 사례를 생각하면 성공의 숫자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올해도 MLB에서 성공하겠다는 꿈과 함께 두 명의 일본인 선수가 미국 땅을 밟았지만 시작이 좋지 않다. 일본을 대표하는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쓰쓰고 요시토모(29·탬파베이), 일본의 대표적인 다재다능 야수였던 아키야마 쇼고(32·신시내티)는 어려운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2년 1200만 달러에 탬파베이와 계약한 쓰쓰고는 아직은 화끈한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4일(한국시간) 현재 23경기에서 타율 0.167, 3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은 적지 않은 편이지만, 탬파베이가 기대했던 장타가 터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쓰쓰고의 장타율은 0.319로 형편 없는 수준이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584에 머문다. 집요한 몸쪽 공략에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시내티와 3년 2100만 달러라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에 계약한 아키야마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정교한 타격, 주루, 수비 능력을 고루 갖춰 “기본은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저조한 타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아키야마는 23경기에서 타율 0.224, 출루율 0.307에 머물고 있다. 장타율은 0.284로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단 3개뿐이다. 이 정도 타격으로는 주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두 선수는 MLB 첫 시즌이라는 변수가 있다. 적응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가 겹친 것도 다소 불운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미 MLB에서 터를 잡은 ‘MLB 선배’들 또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섯 선수의 타율이 모두 0.230 아래다. 예년 같았으면 ‘슬로스타트’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올해는 60경기 단축 시즌이다. 슬로스타터는 최종 성적에서 설 자리가 없다. 

이치로와 더불어 아시아 출신 타자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뽑히는 추신수(38·텍사스)는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21경기에서 타율 0.211, 출루율 0.296에 머물고 있다. 추신수의 출루율은 아무리 부진해도 0.350 이상을 유지했는데, 올해는 삼진이 너무 많다. 여기에 종아리 부상으로 최근에는 라인업에서도 빠지고 있다. OPS는 0.662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 등판을 다시 접은 오타니 쇼헤이(24·에인절스)도 21경기에서 타율 0.181, OPS 0.670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5개의 홈런을 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 타격 고전이라는 대명제는 변하지 않는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찍은 최지만(29·탬파베이) 또한 26경기에서 타율이 딱 2할이다. OPS는 지난해 0.822에서 올해 0.682까지 떨어져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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