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대행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는 책임자로서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양성 판정이 나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대행이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를 개막한 지 약 4개월 만에 한화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 한화 투수 신정락이 지난달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의심 사례만 몇 차례 있었고, 의심 선수와 직원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시즌을 이어 왔다. 

한화는 신정락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달 31일 저녁 9시쯤 KBO에 연락해 사실을 알렸고, KBO는 신정락과 함께 서산구장을 이용한 한화 2군 선수단과 직원은 물론, LG 트윈스 2군 선수 2명이 지난달 25~26일 서산 원정 때 신정락과 밀접 접촉한 사실을 확인하고 LG 2군 선수단과 직원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지시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길 바랐지만, 1일 저녁 한화 육성군에서 확진자 1명이 더 나왔다. KBO에 따르면 1일 저녁 9시 기준으로 한화 2군 선수단 검진 대상 97명 가운데 45명이 음성,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2명은 신정락과 추가 확진자로 밝혀진 육성군 선수다. 50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정락과 가장 가까이 생활한 가족 2명(아내와 아이)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LG는 신정락과 접촉한 2군 선수 4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한화는 하루에도 3번씩 발열 체크를 할 정도로 꼼꼼히 선수단을 관리했다. 그래도 첫 확진 사례를 막을 수 없었다. 선수들에게 가능한 집과 훈련장, 경기장만 오가길 권고하고 있고,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으나 바이러스는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화 2군 선수단은 전원 숙소 대기 상태다. 

▲ 1일 잠실야구장에 출입하는 한화 이글스 1군 선수단이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 대행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사령탑으로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신정락의 확진 연락을 받고 매니저를 통해서 선수들에게 개별적으로 조금 더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우리 팀은 이제 KBO 쪽에서 취하는 조치에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상대 팀인 두산 선수단도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었다.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예외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됐지만, 1일 경기에 두산 내야수들은 자발적으로 모두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내야수들은 상대 팀 선수들과 접촉할 확률이 높아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픈 선수와 구단 모두 사과해야 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김 감독은 "선수 본인(신정락)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 하나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리그 분위기가 누구 하나 잘못되면 죄인 취급을 받는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완치도 없다고 하고 정말 조심스럽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10개 구단 모두 단체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는데, 우리는 60~70명이 함께 다니니까 조마조마하다. 선수들은 샤워도 같이하고, 라커룸에도 같이 있고, 버스도 같이 타고 다니니까. 거의 같이 생활하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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