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구단 한 시즌 최대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운 로베르토 라모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LG 외국인 선수 로베르토 라모스(26)가 앞으로 치는 홈런은, 그 자체가 LG의 역사가 된다. 구단 역사를 하나하나 경신하다 마지막에는 ‘잠실의 역사’까지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모스는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3번 1루수로 출전, 5-4로 앞선 4회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김세현의 빠른 공이 높게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팽팽하던 경기를 단번에 LG쪽으로 끌어오는 대포였다. 라모스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LG는 막판 위기를 넘기고 13-5로 이겼다.

이 홈런 하나는 구단 역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라모스의 시즌 30번째 홈런으로, 종전 LG 기록인 1999년 이병규(30개)와 타이를 이뤘다. 2000년 스미스가 35개의 홈런을 쳤던 기억은 있지만, 당시 스미스는 트레이드생으로 삼성에서 20개의 홈런을 치고 LG로 건너왔다. LG로서는 이병규 라모스의 기록을 더 높게 칠 수밖에 없다.

LG의 외국인 타자 부진 흐름을 완벽하게 끊어낸 라모스다. 시즌 시작 전의 불안감을 지우고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꾸준히 장타를 뿜어낸다. 시즌 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그래도 3할을 유지 중이다. 이날까지 92경기에서 30개의 대포를 날렸고, 타점도 67개나 된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도 0.989에 이르는 등 재계약에 손색이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제 라모스가 바라볼 것은 팀의 좋은 성적과 더불어 시즌 홈런왕, 그리고 잠실 홈런왕이다. 라모스는 리그 홈런 선두인 멜 로하스 주니어(kt·32개)를 지근거리에 쫓고 있다. 막판까지 알 수 없는 레이스가 기대된다. 여기에 이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 중 역대 최다 홈런에도 도전할 만하다.

이 기록은 2018년 김재환(두산·44개)이 가지고 있다. 김재환은 2018년 최다 기록은 물론,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세 차례나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잠실 홈런 역사의 상위권은 죄다 두산 선수들이다. 타이론 우즈는 1998년 42홈런, 2000년 39홈런을 친 기억이 있다. 심정수(1999년·31개), 김동주(2000년·31개)도 30홈런 이상을 때린 두산 선수다.

라모스가 지금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40홈런 이상도 노려볼 수 있고, 그렇다면 김재환의 기록과 가까워진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지금이 딱 44홈런 페이스다. 2018년 당시 김재환의 타석당 홈런 비율은 7.31%였고, 올해 라모스는 그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다. 관건은 부상이다. 경기에 빠진다면 누적 기록은 당연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팀 성적과도 직결되는 만큼 라모스의 몸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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