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한화 이글스 서산2군전용구장.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다시 한 번 시즌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한화는 3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KBO리그 선수단 중 처음으로 재활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한화 2군, 육성군, 재활군은 물론 직전에 한화와 경기를 치른 LG 2군 선수들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한화는 이 과정에서 유증상자 발생 사실을 KBO에 늦게 알리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화는 3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엄중한 상황에서 저희 구단의 안일한 판단으로 인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야구팬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 및 프로야구 관계자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박정규 대표이사는 성적 부진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대처 과정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한화는 야구계에 입힌 피해 외에 팀에도 막대한 손실이 생겼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3일 "2군 선수단이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실전 감각 회복 기간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3주간은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프든 못하든 무조건 1군에서 뛰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패배의식에 위축되어가는 한화 선수들이 그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팀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감독대행은 "김태균, 정은원은 자가격리가 아니었으면 더 빨리 회복됐을 수 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태균은 지난달 16일 팔꿈치 충돌 증후군에 의한 염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정은원도 지난달 15일 손목 뼛조각 파열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빨리 회복해 팀에 돌아와야 하지만 회복 훈련 대신 자가격리에 들어가 복귀가 더 늦어졌다.

현재 팀도 팀이지만 한화는 최근 투타 유망주들을 돌아가며 1군에 올려 경험을 쌓게 하고 있었는데 미래 육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2군 선수들은 물론 육성군 선수들까지 모두 최소 3주는 1군에 나설 수 없어 올 시즌은 사실상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군 경험도 쌓지 못하고 코로나19에 발목잡힐 위기에 처했다.

한화는 6월 한용덕 전 감독이 물러난 데 이어 이달 3일 대표이사마저 사의를 표명하면서 감독, 대표이사가 모두 대행체제인 초유의 시즌을 치르게 됐다. 18연패로 인한 올 시즌 구단 첫 사과문은 어쩔 수 없는 팀의 실력 탓이었다 쳐도 2번째 사과문은 팀의 관리 실패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한화는 팀에 찾아온 2번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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