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육아는 어려운 일이에요. 그만큼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일은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이죠. 아이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 인간도 잘 대할 수 있어요."

병을 잘 고쳐 이름난 의사를 '명의'라 한다. 산부인과 명의, 소화기내과 명의, 허리 디스크 명의, 심장병 명의. 환자들은 자신의 병에 따라 명의를 찾고, 각 분야의 명의들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아이의 심리와 육아가 고민이라면, 대다수가 이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다.

오은영은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60분 부모' 등에서 육아 멘토로 주목받았다. 공감 얻는 설명은 물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오은영은 '육아의 본보기'이자 '부모들의 스승'으로 불린다. 그의 저서는 '육아계 바이블'이요, 그의 강연은 '육아계 설교'인 셈이다.

혹자는 오은영을 아동 심리학 전공자라고 알고있지만, 그는 정신건강의학 전공의 출신이다. 의과대학에 입학한 그는 건강을 찾고 살아가는 데 있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인간의 고귀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해 정신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아이를 이해하면 인간도 잘 대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에 소아 청소년 정신과를 다시 전공하게 됐다고.

▲ 오은영. ⓒ곽혜미 기자

"본능이나 욕구를 조절하고, 그걸 관장하는 것이 대뇌다. 마음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데, 뇌를 연구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뇌를 수술하는 신경외과도 있지만, 사고기능, 감정 기능, 사회적 기능을 보는 정신과가 끌렸다. 특히 인간이 인간다움을 상실했을 때 삶의 질이 떨어지고, 행복할 권리도 찾을 수 없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생각하다 이거 좀 해봐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인간에 대해 이해를 하다 보니, 소아 청소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더라. 아이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 인간도 잘 대할 수 있다."

그는 진정한 명의답게 정확한 진단과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이는 문제 속에는 그에 따른 이유가 있다고 확신했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할 때, 문제 행동을 하지 말라고 훈육하기보다는, 왜 아이가 이러한 문제 행동을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원인이 파악되면, 어떻게 개선을 해야 하는지, 개선 방향을 따를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겉으로 보이는 문제 속에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에 따라, 개선 방향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부모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동기를 부여해야 아이도 변화한다. 의사가 아무리 진료를 잘해도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그만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고, 핵심 포인트가 무엇이고, 치료 의지가 생기도록 하는 것이 제 일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부모나 아이가 힘들 수 있다. 어떨 때는 눈물도 나고, 후회도 하고 그런다. 그러나 결국 일련의 과정을 통해 희망을 보고, 긍정적 에너지가 생기더라. '이렇게 성장을 하구나'라고 느낄 때 가장 뿌듯하다."

▲ 오은영. ⓒ곽혜미 기자

그러면서도 오은영은 이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도 수긍했다. 부모는 누구나 아이를 사랑하고, 잘 키우고 싶어 하지만, 육아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방송을 통해 동기 부여를 전하고 싶단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매주 금요일 방송하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 출연하고 있다고. 사실 그는 현재 소아청소년 클리닉과 연구소 등을 운영 중이며, 수많은 상담 일정과 각종 강연 등 스케줄이 빼곡하다. 여기에 꾸준히 저서를 내는가 하면, 언론 매체를 통해 글도 기고한다. 그럼에도 방송의 순기능을 믿기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방송은 힘이 있다. 방송이 가진 순기능이 작용됐으면 한다. 사실 육아가 단순히 예능으로만 다뤄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현장 육아는 사실 어려운 일이다. 이걸 잘 녹여내는 프로그램이 없어 아쉬웠다. 육아는 절대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 부모는 모두 아이를 사랑한다. 그런데 육아는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례를 다루면서, 어떻게 아이를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이후 시대도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우리 프로그램 이름이 '요즘 육아'로 시작한다.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이 있기도 마련이다. 방송에 출연한 아이들의 문제 행동만 이슈되는가 하면, 아이나 부모에게 악플도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은영은 제작진과 최대한 출연자 보호를 하고 싶었단다. 더불어 육아 문제에 있어, 누가 누구에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저도 그런 부분이 걱정됐다. 지금까지 출연한 의뢰인들과 계속 연락하는데, 어떻게 지내나 물어보면 다행히 다들 방송을 통해 도움 됐다고 하더라. 물론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니, 악플이 있을 수 있다. 이건 우리 방송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인간을 대하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존중해주고 배려해야 한다. 그런 기본을 잘 지켜준다면 상처받을 일이 줄어들 것 같다. 무엇보다 대상이 아이들이다 보니, 잘 고려해주면 좋겠다. 육아를 두고 누가 누구에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이나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은 모두 용기 내서 나와주셨으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단 모두 좋은 의견만 있을 수 없으니, 비판적 의견도 잘 듣고 있다. 애정과 관심도 항상 감사드린다."

▲ 오은영. ⓒ곽혜미 기자

의뢰인 선정, 진단 및 진료, 방송 이후 치료 등 오은영은 바쁜 와중에도 모든 과정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지칠 만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프로그램에 고맙다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만난 오은영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오은영은 참으로 아이들에, '진심'이고 '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보다는 더 큰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는 오은영은 계속해서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통해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강조할 예정이란다.

"방송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이 더 많다. 아이들도 부모들도 다 저에게 고맙다고 하는데, 제가 그분들에게 더 감사하다. 저 개인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분들, 출연진들, 더 나아가 방송을 보시는 분들께 모두 감사드린다. 더 많은 분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이 이런 무한한 능력을 가진 존재구나라는 것을 느끼셨으면 한다. 아이가 작은 변화를 통해 바뀔 수 있다. 생활에서 드러나는 면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진짜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분위기가 잡히기를 바란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가지면, 아이들이 달라지고, 이들의 인생이 달라진다. 그럼 세상이 달라진다. 이런 것이 얼마나 '금쪽' 같은 있는 일인지 '금쪽같은 내 새끼'를 통해 느껴보시길!"

▲ 오은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