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최고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정후(왼쪽)와 강백호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한국 야구의 미래이자 현재인 이정후(22·키움)와 강백호(21·kt)는 좀처럼 만족을 모른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자신의 타격에 썩 만족스러운 어투는 아니다. 슬럼프를 한 차례씩 겪은 대목에서는 다소간의 분기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두 선수의 성적은 개인 최고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말 그대로 만족하지 못하는 천재들이다. 타격 생산력 향상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다른 접근법으로 올 시즌을 준비한 두 선수는 이제 막판 레이스에서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향해 뛰고 있다. 지켜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돈다.

가장 직관적인 타격 생산력 지표인 OPS(출루율+장타율)에서 두 선수 모두 개인 경력 최고를 찍고 있다. 높은 정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타력이 떨어졌던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장타를 더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에 골몰했다. 장타력에 비해 출루율 등 전체적인 지표를 높이고 있었던 강백호는 반대의 방향에서 이에 접근했다. 그 결과는 올해 바로 드러나고 있다. 천재들이라고 할 만하다.

이정후의 개인 통산 최고 장타율은 2018년의 0.477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15개의 홈런을 쳤다. 지난 3년간 자신의 통산 홈런 개수(15개)와 똑같다. 장타율은 0.559로 훌쩍 높아졌고 여기에 타율까지 지난해 수준을 이어 가며 OPS는 0.954까지 올라왔다. 리그 8위 기록이다.

장타율과 출루율의 조화를 생각했던 강백호 또한 첫 시즌과 비교하면 꾸준한 발전상을 느낄 수 있다. 타고투저 현상이 지금보다 훨씬 강했던 2018년 강백호의 장타율은 0.524였다. 그러나 올해는 0.552로 올라왔고, 출루율(.399) 또한 4할에 육박한다. 강백호의 OPS 또한 0.951로 리그 공동 9위를 달리고 있다. 

강백호는 한 차례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이강철 kt 감독은 “확실히 쉽게 죽지 않는다”며 슬럼프 탈출론에 무게를 뒀다. 7월 22경기에서 타율 0.253으로 침묵했던 강백호는 8월 0.352로 반등하더니 9월 6경기에서는 0.417까지 반등했다. 여기에 6경기에서 홈런만 7경기에 7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몫도 해내고 있고 무엇보다 최근 4경기에서는 삼진이 하나도 없다. 반드시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8월까지 꾸준한 타격 성적을 이어왔던 이정후는 9월 들어 타율이 다소 처지는 양상. 그러나 손혁 키움 감독은 전혀 걱정이 없다. 타자들은 사이클이 있다는 것이다. 정교한 타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금세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박병호의 부상 이탈 이후에는 낯선 4번 타자 임무까지 맡는 등 분투하고 있다. 강백호와 이정후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이 재밌어질수록 두 팀의 최종 성적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