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출발을 선보인 셰인 비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7일(한국시간) 셰인 비버(25·클리블랜드)의 경기가 끝나자, 수많은 현지 언론들은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스타들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비버의 시즌 출발이, 그런 전설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레이스다. 비버는 7일 밀워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고 시즌 7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투구 수(103개)가 다소 많았던 탓에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10탈삼진에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였다. 

경기 후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짧았지만 달콤했다”라고 비버의 투구를 총평했다. 올 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투수로 손꼽히는 비버의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흠잡을 곳이 마땅치 않다.

비버는 시즌 9경기에서 57⅔이닝을 던지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2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72,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5다. 상대 팀은 한 이닝에 한 타자 살아 나가기도 힘들었다는 뜻이다. 놀라운 것은 57⅔이닝에서 잡아낸 삼진이 무려 94개다. 코로나19 사태로 선발투수들이 몸을 만들기 어려웠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 값지다.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이 타자들로서는 치명적이다. 지금은 알고도 못 친다는 표현이 딱 적절하다.

전설들의 이름을 소환할 만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9경기에서 94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경력이 있는 선수는 랜디 존슨(2회), 페드로 마르티네스(3회), 커트 실링(2회), 크리스 세일, 그리고 비버까지 총 5명에 불과하다. 

또한 팀의 첫 40경기에서 5경기 이상 ‘10탈삼진 이상, 1실점 이하’를 기록한 선수는 비버가 역대 두 번째다. 괴물 같은 활약으로 아직도 후대에 회자되는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만 가지고 있었던 기록에 비버가 합류했다. 탈삼진이 많아도 궁극적인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들도 꽤 있는데 비버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 고지의 절반 이상을 넘었다는 평가는 틀리지 않다.

2016년 클리블랜드의 4라운드(전체 122순위) 지명을 받은 비버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8년 20경기(선발 19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4.55로 연착륙하더니, 지난해에는 34경기(선발 33경기)에서 15승8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하며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3년차에는 사이영상을 논할 선수가 됐다. 3년차 선수의 사이영상 수상도 전례가 많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계속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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