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장기하. 제공| 문학동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장기하가 작가 장기하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기하는 9일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책을 냈는데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셔서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장기하의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활동을 마친 장기하가 작가로 지난 1년간 꾸준히 써 온 글을 묶은 책이다. 장기하가 만들어 온 노래들처럼 발랄하고 청량하면서도 일상과 삶을 대하는 솔직하고 담백하는 자세를 담았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초판 한정 양장본 5000부를 제작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31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직후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며 3000부가 추가 제작됐다. 또한 2쇄 5000부도 동시에 제작 중이다. 

장기하는 "책은 처음 내는 건데 오랜만에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셔서 감개무량하다. 지난해 초부터 쉬다 보니까 주변 지인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많았다. 그때 갑자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글로 표현을 하지 않으면 전달할 수 없는 생각들이 내 안에 쌓였다는 신호가 아니겠느냐 생각이 들어 책을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산문집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장기하. 제공| 문학동네
'싸구려 커피', '별일 없이 산다', '사람의 마음', 'ㅋ'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순간들을 포착해 노래해 온 장기하는 산문집을 통해서도 일상을 글감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장기하는 "내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들 중에서 '아무래도 상관없다',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나를 괴롭힌다'는 문제들에 대해 써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글을 썼다"고 했다.

책을 쓰는 과정 중 글쓰기 자체에 익숙해지는 게 가장 어려웠다는 장기하는 "첫 글을 썼을 때가 기억이 나는데 처음 쓰고 나서 그 다음을 못 쓰겠다. 3줄 쓰고 못 쓰고 있으니 끝까지 쓸 수 있나 스스로 생각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산문집을 통해 오히려 자신을 위로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책을 쓰면서 내 스스로를 체계적으로 위로하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했다. 누군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체험이 아니고서야 그런 자기 위로를 하기 힘들 거라고 본다"고 했다. 

장기하는 2018년 10년 동안 이어 온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활동을 마무리했다. 당시 멤버들은 5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밴드 활동을 끝낸다고 발표하며 "이제 장기하와얼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가장 멋진 모습일 때 가장 아름답게 밴드를 마무리하기로 여섯 명이 뜻을 모았다"고 했다.

▲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출간한 장기하. 제공| 문학동네
밴드 해체 후 장기하는 여행 등 개인적인 시간 외에는 산문집 준비에 대부분 힘을 쏟았다. 그는 "장기하와얼굴들이 해체된 지 1년 반이 넘었다. 장기하와얼굴들의 10년이 나한테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별다른 외부 활동 없이 1년 반 동안 생각을 많이 했다"며 "대외적인 커리어, 일적인 의미를 떠나서 제게 좋고 행복한 시기였다. 앞으로 살면서 계속 그리워하게 될 10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산문집을 출간 후에는 솔로 가수로 1집을 준비한다. 아직 만들어 둔 곡은 특별히 없다. 장기하는 "어떤 접근법을 가지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정리가 됐지만, 아직 완성한 곡은 없다. 저도 어떤 음악일지 궁금하다. 책의 내용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고 만들겠지만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제 생각이 정리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비슷한 뉘앙스가 들어가지 않겠느냐"라며 "'싸구려 커피' 때의 감성은 고수하면서도 뭐든 어때라는 마음으로 자유롭게 작업하려고 한다"고 했다.

장기하는 "책은 심심할 때 읽어주시면 그만이다. 읽다가 자신의 인생과 결부돼서 기억되는 포인트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저 나쁘게만 기억하지 않아 주시면 감사하다"고 웃었다. 또 "이런 저런 경로로 책을 매개로 많은 분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책이 나오는 이날만 기다렸다. 멀티태스킹이 안돼서 음악 작업이 안됐다. 책이 완성이 됐으니까 하반기에는 음악을 열심히 만들면서 지낼 것 같다. SNS를 통해 올해 안에 새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은 못 지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올해가 몇 달 안 남았더라"고 계획을 귀띔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