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크리스 플렉센(26, 두산 베어스)이 복귀전의 아쉬움을 불펜 피칭으로 달랬다. 

플렉센은 9일 잠실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예고한 제한 투구수 60개에 못 미치는 55구를 던졌지만, 4회초 김민규에게 공을 넘겨야 했다. 

플렉센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불펜에서 다시 공을 잡았다. 예정했던 투구 수보다 적게 던지기도 했고, 다음 등판 때 투구 수를 더 늘릴 수 있도록 자청한 불펜 피칭이었다. 플렉센은 불펜에서 15구를 더 던진 뒤 공을 내려놨다. 

의욕적으로 준비한 복귀전이었다. 플렉센은 지난 7월 1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왼쪽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 부상으로 이탈한 뒤 55일 동안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부상 초기에는 깁스를 해 정상 투구가 어려웠지만, 플렉센은 타자들이 실내 타격 훈련을 할 때 배팅 볼을 던져주는 방법으로 훈련을 이어 갔다. 부상 부위가 완치 됐을 때 조금이라도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이었다. 

복귀전 일정 역시 플렉센의 뜻이 반영된 결과였다. 김 감독은 2군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한 결과를 보고 복귀 시점을 잡으려 했는데, 플렉센이 1군 타자들을 바로 상대하고 싶다고 요청해 바로 1군에 합류했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kt 타자들은 플렉센의 직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헛스윙을 했다. 그렇게 6타자에게 삼진을 뺏었다. 부상 후 첫 실전인 만큼 직구 위주(37구)로 던지면서 커브와 커터, 체인지업을 조금씩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나왔다. 다음 등판을 기대할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다만 실점 상황은 아쉬움은 남을 듯하다. 0-0으로 맞선 3회초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게 시작이었다. 다음 타자 심우준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을 때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무사 1, 2루가 됐다. 유격수 포구 실책이 나왔다. 플렉센은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폭투를 저질러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황재균에게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0-2가 됐다. 실점한 뒤로는 로하스와 강백호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한번 더 보여줬다.

두산은 플렉센이 이탈한 동안 최원준, 이승진, 박종기, 김민규 등 젊은 투수들을 대체 선발투수로 내세우며 버텼다. 그사이 2위에서 4위로 내려앉긴 했지만,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제는 플렉센이 합류해 다시 위를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날은 승리라는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투구는 충분히 보여줬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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