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주장 완장을 내려놨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막판 스퍼트를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선수단을 이끌 새 리더를 찾았다. 오재원(35)이 오재일(34)에게 주장 완장을 넘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9일 오재원의 1군 등록 소식과 함께 주장 교체를 알렸다. "오재원이 지금 몸 상태는 괜찮은데, 오재일이 남은 시즌 주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오)재원이 스스로 잘 안 되기도 하고, 주장이 부담스럽다고 수석 코치랑도 이야기했다고 한다. 본인이 요청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이야기했다. 

2015년 김 감독 부임 이후 두산 주장은 곧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2015년 처음 주장을 맡았다. 2016년부터 2017년 시즌 중반까지는 김재호, 2017년 남은 정규시즌은 김재환(32)이 주장 완장을 달았고, 다시 2017년 포스트시즌부터 오재원이 캡틴으로 복귀해 올해까지 임무를 이어 왔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오재원이 FA 재자격을 얻었을 때 그동안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준 점을 높이 사 대우를 해줬다. 지난 시즌은 98경기, 타율 0.164(177타수 29안타), 3홈런, 18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주장의 임무를 끝까지 다하며 통합 우승을 이끈 공을 인정했다.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4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6억 원 등 총액 19억 원에 합의한 배경이다. 

올해 두산이 103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재원은 66경기에 나서 타율 0.235(132타수 31안타), OPS 0.697, 5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최주환이 주전 2루수로 나서면서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타, 대주자로 나서 기록한 성적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타석에서 나아지긴 했지만, 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햄스트링, 허리 통증 등으로 3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9일 주장 교체를 결정하기 전에도 19일 정도 2군에 머물렀다. 반복해서 자리를 비우는 상황에서 김 감독과 오재원 모두 결단을 내려야 했다.

두산은 10일 현재 56승44패3무로 kt 위즈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와 4경기차, 2위 키움 히어로즈와 3.5경기차, 3위 LG 트윈스와는 2경기차다. 5강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만큼 남은 41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막판 스퍼트를 위해서는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분위기를 타야 하는데, 최근 이 흐름을 가장 잘 탄 팀이 LG다. LG는 7월까지 5위권에 머물다 8월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3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김 감독은 그동안 부주장으로 팀 살림을 도운 오재일에게 이 임무를 맡겼다. 중심 타자, 또 예비 FA로서 신경 쓸 일이 많은 시즌이지만, 선수단의 리더로 조금만 더 고생해주길 바랐다. 오재원도 주장 완장은 내려놓지만, 김재호와 함께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오재일은 "재원이 형이 한 것처럼 선후배들을 잘 이끌어 남은 시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